트럼프 지지 수천명 집회…흉기 찔려 4명 부상·23명 체포

  • 뉴스1
  • 입력 2020년 12월 13일 20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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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선거 결과가 공식 확정되는 전국 선거인단 투표(현지시간 14일)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 수천명이 백악관 인근에 모여 시위를 벌였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이번 대선승리를 부정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이다.

비교적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시작된 이날 집회에는 갈수록 폭력적으로 변해갔다. 백인 민족주의·남성우월주의 단체 ‘프라우드 보이즈’(Proud Boys)가 집결한 거리 인근에서는 최소 4명이 흉기에 찔려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날 집회에는 민경욱 전 의원도 참석했다.

워싱턴포스트(WP)와 AFP통신 등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오전 수도 워싱턴DC 프리덤 플라자엔 트럼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이번 대선 투표에서 대규모 부정행위가 이뤄졌다고 주장하는 그 지지자들이 참석한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상징하는 빨간 모자를 쓰고 거리를 가득 메운 채 “USA” “(트럼프 대통령이) 4년 더” 등의 구호를 외치고 미국 국가를 불렀다. 트럼프 2024‘ 배지를 단 사람과 헬멧과 방탄복 차림의 ’프라우드 보이즈‘ 회원들도 눈에 띄었다.

특히 이날 시위엔 러시아의 2016년 미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해 연방수사국(FBI)에 위증한 혐의로 기소됐다가 최근 사면된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함께했다.

플린 전 보좌관은 이날 대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한 소송을 기각한 데 대해 “화내지 말라”면서 “아직 나아갈 길이 있다. 우리는 믿음으로 용기를 갖고 싸우고 있다”고 싸움을 이어갈 것을 독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당선인이 승리한 이번 대선결과를 뒤집기 위해 그동안 주요 경합주 지역을 중심으로 수십 건의 소송을 제기해왔지만 별다른 소득이 없었고, 각 주에선 이미 대선 개표결과를 확정했다.

각 주의 대선 개표결과를 바탕으로 선출된 총 538명의 선거인단은 14일 워싱턴에 모여 최종 투표를 할 예정. 바이든 당선인은 이들 선거인단 가운데 306명을 확보한 상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과 그 지지자들은 “이번 선거는 사기였다”고 주장하며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모습이다.

자신을 목사라고 밝힌 캘리포니아 출신의 루스 힐러리(58)는 WP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집회를 ’경거한 항의‘라고 표현하며 “그래야 한다고 믿는 한 계속 싸우겠다”고 말했다.

과격한 발언도 나왔다. 팟캐스트 진행자 데이비드 해리스 주니어는 “내전이 벌어지면 총기를 다 가진 건 우리”라고 말했고, 극우 음모론 사이트 인포워즈 운영자 존스는 신을 거론하며 “조 바이든은 어떻게든 제거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집회에는 민경욱 전 의원도 참석했다. 그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오늘 집회에 다녀왔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관련 영상을 트윗했는데 제가 두 군데에 나왔다”고 썼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집회에 앞서 “부정선거를 막기 위한 워싱턴 DC에서 집회에 수천명이 모였다. 곧 만나게 될 것”이란 글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전용 ’마린 원‘ 헬리콥터로 연례 육·해군사관학교 미식축구 대항전 참관차 뉴욕으로 가는 길에 시위 현장 상공을 지나갔다.

축제 분위기였던 시위는 밤이 되자 점차 격렬해졌다. 경찰 100여명이 투입됐고, 부상자도 속출했다.

경찰이 최루탄을 발사하며 시위를 해산하는 과정에서 거리에 누워있던 2명이 구급차에 실려갔다. 발길질·레슬링·주먹질을 하는 프라우드 보이즈 회원들과의 충돌 과정에서 경찰 2명이 중상을 입는 등 8명이 다치기도 했다.

이날 밤 늦은 시간까지도 시위대 약 150명이 빗속에서 구호를 외치고 술을 마시면서 집으로 가는 것을 거부했다고 WP는 전했다.

워싱턴 DC 경찰에 따르면 이날 시위에서는 경범죄(10명), 경찰관 폭행(6명), 폭동(4명) 불법 테이저건 소지(1명) 혐의 등으로 총 23명이 체포됐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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