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 내정 블링컨 “북핵 일부 폐기해야 제재 일부 푼다” 주장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입력 2020-11-24 03:00수정 2020-11-2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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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때 바이든과 손발 맞춰
“중국 압박해 북한 돈줄 차단하고 국제사찰 통해 재처리 동결” 강조
“트럼프의 주독미군 감축 재검토”… 미군의 대외적 역할 강화 지지
북한의 4차 핵실험 직후인 2016년 1월 20일 당시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부장관(왼쪽)이 한국을 방문해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동아일보DB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초대 국무장관으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토니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58)은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분신’으로 불리는 최측근이다. 그는 동맹 복원, 다자주의 중시라는 바이든 당선인의 외교안보 공약 수립을 총괄 지휘해왔다. 북한과 중국에 대해서는 각각 강력한 제재와 국제 공조를 통한 압박을 주장하고 있어 향후 한반도 및 동북아시아 정세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블링컨은 2016년 북한이 4차 핵실험을 했을 때 국무부 부장관 자격으로 대북제재 강화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국가안보실과의 한미 고위급 전략회의에 수차례 참석하며 한국 측 인사들과도 긴밀히 협의했으며, 방한 당시 한국 문화와 음식에도 큰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올해 9월 미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세계에서 미국의 역할을 ‘리더십, 협력, 민주주의’로 규정했다. 당시 강력한 경제 제재를 통해 핵개발 프로그램 포기 약속을 얻어냈던 이란 핵합의 방식을 북한에도 적용해야 한다며 “한국, 일본 같은 동맹과 긴밀히 협력하고 북한에 경제적 압박을 가하기 위해 중국을 압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이 북한의 돈줄이 되지 못하도록 차단하고, 국제 사찰을 통해 북한의 핵물질 농축 및 재처리 시설을 동결하며, 일부 핵탄두와 미사일을 폐기하면 이에 맞춰 제재 일부를 해제하겠다는 의미다.

동맹과의 관계 복원에는 적극적이다. 올해 7월 인터뷰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주독미군 감축 결정을 비판하며 바이든이 당선되면 감축 계획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라크·아프가니스탄 파병 등 미군의 대외적 역할이 필요하며 ‘미국이 나서지 않으면 문제가 더 커진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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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국무부 유럽국에서 근무를 시작한 블링컨은 바이든 당선인이 상원 외교위원장으로 활동할 당시 상원 외교위 수석 전문위원으로 인연을 맺은 이후 줄곧 호흡을 맞췄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는 백악관 국가안보부보좌관(2013∼2015년), 국무부 부장관(2015∼2017년)을 역임하며 당시 부통령이던 바이든 당선인과 같이 일했다. 이때 이란 핵협상 타결,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한 국제연대 구축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블링컨이 국무장관에 오르면 바이든 당선인이 공언한 세계보건기구(WHO) 복귀, 파리기후변화협약 재가입, 이란 핵협상 복귀 등 외교안보 현안부터 주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미 바이든 당선인과 해외 각국 정상과의 통화 일정을 짜고 논의 내용을 챙기며 사실상 국무장관에 준하는 업무를 하고 있다.

블링컨은 1962년 미국 뉴욕의 유대계 가정에서 태어났다. 부친 도널드(1925∼1997)는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헝가리주재 대사, 숙부 앨런(83) 역시 클린턴 행정부에서 벨기에주재 대사를 지낸 외교관 가문 출신이다. 10대 시절 프랑스 파리에서 거주해 프랑스어가 유창하다. 하버드대 재학 시절 학보사 ‘하버드 크림슨’에서 활동하며 한때 언론인, 영화감독 등을 꿈꿨지만 컬럼비아대 로스쿨로 진학했고 잠시 법조인 생활을 했다. 2002년 결혼한 부인 에번 라이언(49) 역시 오바마 행정부 때 국무부 교육문화국에서 근무한 외교관 커플이다.

블링컨과 인연이 있는 한국 인사로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 임성남 주아세안 한국대표부 대사 등이 꼽힌다. 조 의원은 박근혜 정부 시절 국가안보실 1차장을 지내며 블링컨과 긴밀히 접촉했다. 임 대사 역시 외교부 1차관 시절 블링컨 당시 부장관과 상대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안보 라인도 가시화됐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제이크 설리번 전 부통령 안보보좌관의 임명이 유력하고, 국방장관 후보로는 미셸 플러노이 전 국방차관이 단수 후보로 올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설리번은 예일대 법대 졸업 후 변호사와 법대 교수로 활동하다가 2008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 출마한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외교안보 자문역을 맡으며 공직에 입문했다. 블링컨과 플러노이 전 차관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웨스트이그젝 어드바이저스’란 외교안보 컨설팅업체를 공동 설립했을 만큼 가깝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바이든 행정부#토니 블링컨#북한 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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