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도 실험실서… 24조 대박난 터키이민 2세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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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와 함께 백신 개발 獨바이오엔테크 부부 CEO
의대 졸업후 연구원 근무하다 창업
주가 23% 급등… 시총 24조원으로
英언론 “자전거 출퇴근하며 연구”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함께 백신을 개발하고 있는 독일 바이오엔테크의 창업자 부부가 주목받고 있다. 이들 부부는 터키에서 돈을 벌기 위해 독일로 온 이민자 가정의 자녀였다. 백신 개발에 최종적으로 성공한다면 명예와 함께 큰 부를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9일(현지 시간) 영국 가디언 등은 바이오엔테크를 창업한 남편 우구르 사힌 씨(55·사진 왼쪽)와 아내 외즐렘 튀레지 씨(53)의 이야기를 조명했다. 이들의 부모는 모두 1960년대 후반 터키에서 독일로 이주했다. 터키에서 태어난 사힌 씨는 4세 때 독일로 왔고, 튀레지 씨는 독일에서 태어났다.

각각 의대를 졸업한 후 연구원으로 일하던 이들은 2002년 독일 홈부르크 자를란트대에서 만나 결혼했다. 실험실 가운을 입은 채 결혼식을 올렸고, 당일 혼인신고를 하자마자 실험실로 돌아갈 정도로 연구에 몰두한 부부였다.

직원 1300여 명 규모의 바이오엔테크는 당초 항암 면역치료를 연구하는 회사다. 하지만 올해 초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는 것을 지켜본 남편이 “올해 4월이면 독일도 학교를 폐쇄할 상황에 이를 것 같다”며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제안했다. 실제로 독일에서는 3월 휴교령이 내려졌다. 500여 명으로 팀을 꾸려 백신 개발에 뛰어든 바이오엔테크는 백신 후보물질 개발에 성공했다.

미국 화이자와 공동 개발하고 있는 백신이 임상 3상 단계에서 90% 이상 효과를 보였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바이오엔테크 주가는 23.4% 상승해 시가총액 총 219억 달러(약 24조6000억 원·9일 종가 기준)를 기록했다. 바이오엔테크에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5500만 달러(약 614억 원)를 투자한 바 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천문학적인 금액을 손에 쥔 이 부부는 여전히 자전거로 출퇴근하며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독일 지역지 타게스슈피겔은 “이들 부부는 수십 년 동안 낮게 평가돼 온 터키 출신 독일인들의 마음에 위안을 줬다”고 평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터키이민 2세#24조#화이자#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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