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비판했다 소환당한 마윈…中 ‘군기 잡기’ 본격 돌입

  • 뉴스1
  • 입력 2020년 11월 3일 11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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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 석상에서 금융 당국의 규제가 지나치게 보수적이라고 비판했던 중국 최고 부호 마윈 알리바바 창업주가 결국 당국에 소환당해 질책을 받았다.

3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 등에 따르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과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은행관리감독위원회, 외환관리국 4개 기관은 전날 앤트그룹을 실질적 통제하는 마윈과 징셴둥 회장, 후샤오밍 총재를 불러 관리·감독과 관련한 ‘예약 면담’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중국에서 ‘웨탄’(豫談·예약 면담)은 정부 기관이 감독 대상 기관 관계자들이나 개인을 불러 공개적으로 질타하고 요구 사항을 전달하는 것으로, 국가의 통제권이 강한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에서는 공개적인 ‘군기 잡기’다.

인민은행 등은 마 회장 등을 불러 예약 면담을 진행했다고만 밝힌 뒤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중국 정부가 마윈이 최근 금융 당국의 감독 정책을 정면 비판한 것이 문제가 되어 불려갔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중국의 ‘창업 신화’로 불리는 마윈은 청년층에게 큰 지지를 받고 있다. 베이징 창업 단지인 중관춘에 위치한 창업 카페엔 마윈의 사진이 액자로 걸려있을 만큼 청년층에겐 그야말로 신과 같은 존재다.

이렇게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마윈이 중국 정부에 부정적인 발언을 쏟아낸다면 청년층이 반정부 기조로 돌아설 수도 있다는 판단도 이번 예약 면담에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마윈은 지난달 24일 상하이에서 열린 와이탄 금융서밋 연설에서 당국이 ‘위험 방지’를 지상 과제로 앞세워 지나치게 보수적인 감독 정책을 취하고 있다고 정면 비판해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이 자리는 왕치산 국가 부주석, 이강 인민은행장 중국의 국가급 지도자와 금융 최고위 당국자들도 대거 참석했었다. 마윈이 정치적으로도 매우 민감한 장소에서 당국의 정책 방향을 대놓고 비판하는 대담한 발언을 한 것이다.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의 ‘경제 책사’인 류허 부총리가 이끄는 금융안정위원회는 1일 회의를 열고 민간 기업의 금융 혁신을 장려한다면서도 금융 위험 방지를 계속 정책 최우선 순위에 놓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마윈의 발언에 간접적인 답을 내놨다.

금융안정위원회는 “현재 금융 기술과 금융 혁신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어 반드시 금융 발전과 안정 사이의 관계 문제를 잘 처리해야 한다며 ”혁신을 격려하고 기업가 정신을 고취함과 동시에 감독 관리를 강화해 법에 따라 금융과 관련된 모든 활동을 감독 관리의 영역에 포함해 효과적으로 리스크를 방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은행·증권·보험 등 전통적인 감독·관리의 영역에서 벗어나 새로 부상하는 금융 분야인 핀테크 산업의 감독 관리를 더욱 철저히 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됐다.

마윈 소환 직후 앤트그룹은 성명을 발표하고 ”당국의 관리·감독을 전면적으로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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