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전문가 “김정은, 美에 대한 과도한 자극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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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0월 11일 11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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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가운데)이 10일 조선노동당 창건 제75주년을 맞아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에 참석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가운데)이 10일 조선노동당 창건 제75주년을 맞아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에 참석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0일 조선노동당 창건 제75주년 기념 열병식을 통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을 과시하면서도 “미국을 과도하게 자극하는 건 피했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소자키 아쓰히토(?崎敦仁) 일본 게이오(慶應)대 교수는 11이 보도된 NHK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이번 열병식에 대해 “북한은 연초부터 신형 무기를 선보이겠다고 예고해왔다”면서 “이번에 그것을 실행에 옮긴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작년 12월 주재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당시 “미국이 대조선(대북) 적대시 정책을 끝까지 추구한다면 조선반도(한반도) 비핵화는 영원히 없을 것”이라며 “세상은 머지않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이 보유하게 될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이번 열병식에선 11축22륜(바퀴 22개)의 이동식 발사대(TEL) 차량에 실린 신형 ICBM이 등장했다. 이는 북한이 앞서 공개했던 ‘화성-15형’ 미사일보다도 큰 것이다.

북한은 이번 열병식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으로 ‘북극성-4형’ 미사일도 함께 공개했다.

그러나 이소자키 교수는 북한이 아직 이들 미사일의 시험발사는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내달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할지 여부를 지켜보고 있는 것 같다”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번 열병식 연설도 미국에 대해선 ‘억제적’이었다”고 해석했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은 이번 열병식 연설에서 핵·미사일 개발과 관련해 “자위적 정당 방위수단으로서의 전쟁 억제력을 계속 강화해나갈 것”이라면서도 “결코 남용되거나 절대로 선제적으로 쓰이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2017년 11월부터 2년 넘게 핵실험과 ICBM급 장거리미사일 시험발사를 중단한 채 미국과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관한 협상을 벌였으며, 이 과정에서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간의 정상회담도 2차례 성사됐다.

그러나 북한은 작년 10월 스웨덴에서 진행된 비핵화 관련 북미 간 실무협상의 결렬을 선언 뒤론 미국 측의 대화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도쿄대 첨단과학기술연구센터의 고이즈미 유우(小泉悠) 특임조교는 북한이 이번 열병식에서 탱크·로켓포 등의 신형 무기도 함께 공개했다는 점에서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를 위해 ICBM 발사 등은 자제해왔지만 그동안에도 한국을 타격할 수 있는 무기 개발에 힘써온 것을 알 수 있다”고 평가했다.

고이즈미 조교는 북한의 신형 ICBM에 대해선 “과거 미국이나 옛 소련이 만들었던 초대형 ICBM과 크기가 거의 같은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급의 이동식 ICBM임이 틀림없다고 생각한다”며 “탄두를 여러 개 탑재할 수 있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고이즈미 조교는 북한이 이번 열병식에서 공개한 ‘북극성-4형’ 미사일과 관련해선 “종래 SLBM보다 (길이가) 짧아졌다. 상당한 사거리를 가지면서도 잠수함에 넣을 수 있는 크기가 된 것 같다”며 “북한이 미사일을 많이 탑재할 수 있는 잠수함을 본격적으로 만들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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