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베를린시, 평화의 소녀상 철거 명령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9일 03시 00분


코멘트

일본의 집요한 압박 때문인듯

독일 베를린 도심 공공장소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사진)에 대해 시 당국이 철거를 명령했다. 일본이 독일 정부에 집요하게 철거 요구를 한 게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주독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베를린 미테구(區)는 7일(현지 시간) 소녀상 설치를 주관해 온 시민단체인 코리아협의회에 ‘소녀상을 14일까지 철거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철거 요청 이유에 대해서는 “사전에 공지되지 않은 비문(碑文)이 함께 설치됐다. 비문은 한일 갈등을 일으키고, 일본에 반대하는 인상을 준다”고 밝혔다.

지난달 25일 설치된 이 소녀상을 받치는 대리석에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여성들을 성노예로 삼은 사실과 전쟁 범죄의 재발을 막기 위해 노력하는 생존자들에게 경의를 표한다는 내용의 비문이 새겨졌다.

한정화 코리아협의회 대표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미테구에 비문의 구체적 내용을 전달하진 않았지만 신청서에 비문과 거의 동일하게 소녀상의 역사적 의미와 배경을 적어 냈다”며 “갑자기 미테구가 입장을 바꾼 것은 일본의 압박 때문”이라고 말했다. 1일 모테기 도시미쓰 외상이 하이코 마스 독일 외교장관에게 전화해 소녀상 철거를 요청하는 등 일본은 정부 차원에서 베를린 소녀상 철거를 요구해 왔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독일#베를린#평화의 소녀상#소녀상#소녀상 철거#일본#비문#2차세계대전#한정화 코리아협의회 대표#미테구#모테키#하이코#독일 외교장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