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코로나 확산 초기때 “파우치 만날 시간 없다” 녹취 나와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6일 11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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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월 워싱턴포스트(WP) 부편집인 밥 우드워드와의 통화에서 백악관 일정이 바빠 앤서니 파우치 국립 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 소장과 만날 시간이 없다고 한 발언이 담긴 녹취가 5일(현지시간) CNN을 통해 공개됐다.

CNN은 미국내 코로나19 확산 초기 단계이던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파우치를 만나기 위해 따로 많은 시간을 내지 않았다는 사실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에 대한 문제를 부각시킬 수 있다고 평했다.

또 이번 발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 19) 펜데믹 기간 문제로 지적됐던 트럼프 대통령과 파우치 소장 사이의 긴장을 드러내기도 한다. 코로나19에 대해 낙관적 전망을 내놓는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파우치 소장은 백악관 코로나19 테스크포스 구성원 중 몇 안되는 ‘바른말’을 하는 전문가였다.

이날 공개된 1분 18초 분량의 녹취에서 우드워드는 “파우치 소장과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 하자. 당신이 ‘전시대통령’이라고 말했는데, 그 표현이 맞는 것 같다. 이게 전쟁이라는 점에서 파우치 소장은 당신의 아이젠하우워(2차 세계대전 당시 최고사령관)라고 할 수 있다”며 파우치 소장에 대해 운을 뗐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는 좋은 사람이다. 경험이 있다. 예리하다.(He‘s sharp guy). 아마 79세일 거다”라며 파우치 소장에 대한 칭찬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 바이든과 비교하면, 다들 알겠지만 바이든은 기민하지가 않다. 파우치는 잘하고 있다. 매우 헌신적이다”라고도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과 코로나19 대응에서 다른 목소리를 냈던 파우치 소장에 대한 후한 평가를 내놓자 우드워드는 “파우치와 따로 만나 설명을 들은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다. 다만 솔직히 말해서 그럴 시간이 많지는 많다”며 파우치 소장과 따로 의견을 나눈 시간이 많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이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곳은 바쁜 백악관이다. 많은 일이 일어난다. 그러다 코로나19가 터졌다. 봐라, 우리는 지구상 최고 경제대국이었다. 그러다 갑자기 일이 벌어졌고 우리는 모든 걸 다 닫고 수백만 명 목숨을 살리느냐, 아니면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매일 시신이 운반되는 것을 보느냐 사이의 선택을 해야했다”며 갑자기 발생한 코로나19로 경제상황이 악화된 것을 탓했다. 우드워드가 “누가 그런 내용을 말 했느냐, 브리핑 내용이 무엇이었느냐”고 물었고 트럼프 대통령은 “나다, 내가 그런 말을 했다”며 우드워드의 말을 잘랐다.

파우치 소장은 코로나19 확진을 받은 트럼프 대통령의 치료에도 일절 관여하고 있지 않다. 그는 이날 오전 CNN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확진에 대해서는 말할 권한이 없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대통령의 치료에 관여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파우치 소장은 월터 리드 병원의 의료진에 대해 신뢰를 보내며 “대통령이 최적의 진료를 받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좌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날 저녁 병원을 퇴원해 백악관으로 돌아왔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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