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FDA, ‘혈장 치료제 과장 발표 관여’ 수석 대변인 해임

  • 뉴시스
  • 입력 2020년 8월 29일 1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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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8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혈장 치료제 긴급 사용 승인 발표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수석 대변인 에밀리 밀러를 해임했다. 밀러가 수석 대변인에 임명된지 11일만이다.

28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스티븐 한 FDA 국장은 이날 고위직들에게 보낸 전자우편에서 “밀러를 언론 담당 부위원 겸 수석대변인에서 해임한다”고 공지했다.

FDA 대변인은 CNN에 “밀러가 지명자(appointee)‘ 자격으로 FDA에 남게 될 것”이라며 “그가 어떤 일을 맡게 될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밀러의 지명자 자격을 박탈하기 위해서는 임명권자인 백악관 승인이 필요하다.

FDA는 지난 23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앨릭스 에이자 보건부 장관, 한 국장 등이 참여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어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회복한 환자의 혈장을 이용한 치료를 긴급 승인한다고 발표했다.

공영 NRP, NYT 등 미국 언론은 FDA가 당시 코로나19 혈장치료제 효과를 과장했다는 비판을 받았고 한 국장이 사흘만인 25일 직접 사과한 바 있다면서 밀러의 갑작스러운 해임은 이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비판론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화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전당대화를 앞두고 코로나19 관련 비판을 잠재우고자 혈장치료제의 효과를 과장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FDA 발표를 자신의 치적으로 과시했다.

다만 CNN은 발표와 해임이 연관돼 있다는 증거는 없다고 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밀러는 과학 또는 의학 전문가는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임명될 당시에도 과학 또는 의학적 경험이 없다는 비판에 직면한 바 있다.

그는 과거 극우 성향 매체인 ’원 아메리카 뉴스‘에 일했고, 총기 권리를 옹호해온 인물로 알려졌다. 공화당 의원실에서도 일했다.

밀러는 해임 전 페이스북에 “재직 중 코로나19 검사, 치료법, 백신에 대한 정보를 가능한 정확하고 신속하게 전달하기 위해 쉬지 않고 일할 것”이라며 “거짓말은 하지 않다. 개인적 윤리와 가치관에 어긋나는 일은 하지 않겠다”고 적었다.

보건부도 공공 홍보 컨설턴트인 웨인 파인즈와 계약을 종료했다. 파인즈는 NYT에 “한 국장에게 오류를 수정하라고 조언했고, 그는 이를 이행했다”고 했다.

다만 보건부는 파인즈와 계약 해제는 혈장 치료제 관련 발표와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현재 유사한 계약을 검토 중이라는 것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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