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이상설’ 아베, 휴가 이용 또 병원행…정밀검진 2개월 만에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17일 16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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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건강 이상설이 제기됐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결국 병원을 방문해 검진을 받았다. 총리 관저는 통상적인 검진이라고 밝혔지만 아베 총리가 과거에 지병 때문에 총리직에서 물러났던 것까지 다시 거론되면서 그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아베 총리는 17일 오전 10시 반 경 도쿄 신주쿠의 게이오대병원을 방문했다. 아베 총리는 15일 일본의 패전(종전) 75주년에 열린 전국 전몰자 추도식 참석 이후 3일 간(16~18일)의 휴식 기간을 이용해 병원을 찾았다. 총리 관저의 한 비서관은 “건강 상태의 확인이고 휴가를 이용해 당일 검진을 받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검진은 통상적인 일정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는 6개월에 한 번 씩 이 병원에서 정기적으로 건강 검진을 받고 있는데 최근 정기 검진은 6월 13일에 이뤄졌다. 일본의 한 소식통은 “정기 검진을 받은 후 2개월 만에 추가 검진을 받기 위해 병원을 방문하는 것은 아주 이례적”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소식통은 “(아베 총리가) 16일 오후 병원 방문을 위해 미리 준비를 하고 있었고, 상황에 따라서는 입원까지 고려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통상 ‘오봉(추석에 해당하는 일본 명절)’ 연휴에 야마나시현 별장을 방문해 휴가를 보냈으나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별장 방문을 미루고 사저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으로 대체했다. 요미우리신문은 16일 사저에 아베 총리의 측근인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이 방문해 총리에게 휴식을 취하라고 조언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아베 총리의 건강 이상설은 최근 코로나19 대응 미흡, 지지율 하락 등이 겹치며 퍼지기 시작했다. 특히 사진 전문 주간지 ‘플래시’가 “아베 총리가 7월 6일 관저 내 집무실에서 피를 토했다는 정보가 있다”고 보도하며 일파만파로 번졌다. 마이니치신문은 “총리의 정신은 건강하지만 ”은 피곤한 상태“라는 관저 간부의 발언을 전했다. TBS방송은 아베 총리가 걷는 속도가 늦어졌다는 점을 측정해 건강 이상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아베 총리는 1차 집권기였던 2007년 9월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 악화로 취임 1년 만에 퇴진한 전력이 있어서 건강 문제에 특히 민감하다. 아베 총리는 당시 극심한 스트레스로 하루에 수십 번 화장실을 가야 할 정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당시에도 게이오대병원에 12일간 입원했다가 퇴진했다.

일각에서는 건강 이상으로 임기(내년 9월) 완수에도 영향이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아베 총리의 최측근 중 한 명인 아마리 아키라(甘利明) 자민당 세제조사회장도 16일 한 방송에 출연해 ”며칠이라도 좋으니 강제로라도 쉬게 해야 한다“고 걱정했다. 아베 총리의 또 다른 측근인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자민당 간사장 대행도 17일 ”아베 총리는 지병을 갖고 있다. 제대로 검사를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도쿄=김범석 특파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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