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개골 붙은 채 태어난 쌍둥이, 바티칸서 18시간 수술로 분리 성공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9일 18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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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쌍둥이 에르비나 프레피나와를 안고 있는 어머니 에르미네 씨.
분리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쌍둥이 에르비나 프레피나와를 안고 있는 어머니 에르미네 씨.
2018년 6월 29일 두개골이 붙은 채 태어난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여아 쌍둥이가 이탈리아 바티칸시티 어린이전문병원에서 전문의 30명이 참여한 18시간의 분리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CNN등 외신이 8일 전했다.

수술을 진행한 밤비노 제수 어린이전문병원은 5일 쌍둥이 에르비나와 프레피나가 분리 수술 후 회복 중이라고 밝혔다. 수술은 쌍둥이의 두개골과 함께 뇌에서 심장으로 이어지는 혈관을 분리하는 정밀한 작업이었다고 병원 측은 밝혔다. 병원은 쌍둥이의 운동 및 인지 기능이 정상적으로 발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쌍둥이의 수술은 밤비노 제수 병원과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인연 덕분에 가능했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시골 마을인 엠바키에서 태어난 쌍둥이는 이후 수도 방기의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병원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내전으로 폐허가 된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을 2015년 방문한 것을 계기로 시작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밤비노 제수 어린이전문병원이 건설을 도운 곳이엇다. 마리엘라 에녹 밤비노 제수 병원장은 쌍둥이를 위한 테스크포스를 조직해 분리수술이 가능할 경우 쌍둥이를 이탈리아로 이송해 치료할 것을 제안했다.

이후 이들의 어머니 에르미네 씨는 2018년 9월 이탈리아로 와 2019년 5월까지 쌍둥이의 개별 혈관망을 만드는 1,2차 수술을 받았다. 지난달 29일 병원에서 두 돌을 맞은 쌍둥이는 (기초 분리수술 덕분에) 처음으로 서로를 바라보며 생일을 축하할 수 있었다고 카톨릭 전문 매체 크럭스나우가 전했다.

에르미네 씨는 두 딸의 치료를 도와준 병원 측에 감사 인사와 함께 쌍둥이들을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세례를 받게 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에르미네 씨는 “에르비나와 프레피나는 두 번 태어났다. 아프리카에 게속 있었다면 이들의 운명이 어떻게 됐을지 모른다. 이 작은 딸들이 이제 커서 공부도하고 의사가 돼 다른 아이들의 생명도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보미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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