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갈등 새 뇌관 된 ‘홍콩 국가보안법’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 구가인 기자 입력 2020-05-23 03:00수정 2020-05-2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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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초안 내놔… 국가분열행위 금지
美 겨냥 “외부세력 간섭도 처벌”
시위-野선거출마 막는 수단 예상… 일각 “반중-반정부 시위 촉발될 것”
美상원 “제정 관여자 제재법 발의”
중국이 전격적으로 내놓은 ‘홍콩 국가보안법’이 미중 갈등의 새 뇌관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홍콩의 범죄인 인도법 반대 시위가 반중(反中)·반정부 시위로 확대됐던 것처럼 국보법 문제가 대규모 시위를 촉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은 22일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국회 격)에서 ‘국가 안보를 수호하기 위한 법률 제도와 집행 기제’ 초안 심의를 시작했다. 법률 초안에는 “홍콩 내의 국가 분열, 국가정권 전복, 테러 활동, 외국·외부 세력이 홍콩 문제에 간섭하는 활동을 금지, 처벌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처벌 수위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법 위반 시 최대 징역 30년형에 처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법이 제정되면 홍콩에서 대규모 시위를 열 수 없고, 야권 인사들의 선거 출마를 막는 수단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이 법이 미국을 겨냥한 것임을 숨기지 않았다. 초안은 홍콩의 송환법 반대 시위를 거론하면서 “최근 외국·외부 세력이 공공연히 끼어들고 교란하면서 홍콩의 반중 혼란 세력을 지원하고 보호했다”며 “이런 행위가 일국양제(一國兩制·1국가 2체제)의 마지노선을 심각하게 도전했다”고 명시했다.


미국은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홍콩 자치와 자유에 대한 중국의 약속과 의무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고, 미 상원은 홍콩 국보법 제정에 관여한 이들을 제재하는 법안을 발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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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을 승인했다. 미 국무부가 매년 홍콩의 자치 수준을 검증해 미국이 홍콩에 제공해 온 경제·통상의 특별 지위를 유지할지 결정하는 내용이다. 중국이 국가보안법을 실시할 경우 미국이 이 카드를 꺼내들어 미중 갈등이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홍콩 야당인 공민당의 데니스 궉 의원은 “법이 발효되면 일국양제는 공식적으로 사라지고 이는 홍콩의 끝”이라고 비판했다. 홍콩 온라인에는 당장 24일 국가보안법 반대 시위를 예고하는 글들이 잇따랐다. 다음 달 4일 톈안먼(天安門) 사태 31주년, 범죄인 인도법 시위 1주년인 9일을 기해 시위가 확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한편 중국 정부는 올해 국방 예산을 지난해보다 6.6% 늘어난 1조2680억 위안(약 220조 원)으로 책정했다. 2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의 증가율이지만 중국 정부의 올해 전체 지출 예산이 지난해보다 0.2% 감소한 점을 감안하면 높은 증가율이다. 미국과의 무력 충돌 가능성에도 대비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구가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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