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머리 숙일 정도”… 방역 칭찬한 日 방송인 우익 비난 세례에 곤욕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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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방송에서 진행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한국에 머리를 숙이자”고 말했다가 우익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다.

민영방송인 후지TV의 시사 프로그램 ‘도쿠다네(특종)’는 6일 한국의 코로나19 방역에 대해 조명했다. 진행자인 오구라 도모아키(小倉智昭·73·사진) 씨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감한 한국은 오늘부터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해제하는 조치를 발표했다”며 한일 간의 차이를 분석했다.

방송은 인구 10만 명당 바이러스 검사 수에 대해 ‘일본은 118건인 데 반해 한국은 1198건을 기록하고 있다’고 전했다.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도 한국은 전체 확진자의 약 6%뿐이지만 일본은 도쿄에만 72%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오구라 씨는 “한국이 일본의 코로나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협력할 수 있다고 말한 보도가 있었다”며 “지금 한일 관계는 아주 나쁘지만 이번이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 일본이 한국에 머리를 숙이고 ‘잘 부탁합니다’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로 일한(한일) 차이가 나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머리를 숙이고”라고 언급할 때 실제 자신의 머리를 숙이기도 했다.

그러자 우익들이 온라인에서 오구라 씨를 맹비난하고 나섰다. 이 내용을 전한 데일리스포츠의 인터넷 기사에는 7일 오후 10시 현재 1786개의 댓글이 달렸는데 약 90%가 오구라 씨를 비난하는 내용이다. 트위터에는 오구라 씨의 발언 동영상이 올라 있고 부정적 댓글이 달렸다. 내용은 “농담하느냐” “한국은 은혜를 정치적으로 이용한다” “한국은 전시 상황이기 때문에 국가 관리가 강하다” 등이었다.

앞서 3월 18일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야마나카 신야(山中伸彌) 교토대 교수가 유튜브 채널에서 “한국에 머리를 숙여 코로나19 정보를 얻어야 한다”고 말했을 때도 일본에서는 비난 댓글이 쏟아졌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 방송인#코로나19#한국 방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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