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伊발코니 ‘고마워요 중국’ 동영상 조작 의혹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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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외교부 지난달 대대적 홍보… 전문가 “中국가 삽입해 짜깁기”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지난달 15일 트위터에 공유한 ‘이탈리아인들의 중국 찬양’ 영상. 배경 음악으로 중국 국가가 흘러나오는 이 영상은 가짜일 수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3일 전했다. 화춘잉 대변인 트위터 캡처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지난달 15일 트위터에 공유한 ‘이탈리아인들의 중국 찬양’ 영상. 배경 음악으로 중국 국가가 흘러나오는 이 영상은 가짜일 수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3일 전했다. 화춘잉 대변인 트위터 캡처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 자신들의 ‘업적’을 선전하기 위해 동영상을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3일 보도했다.

문제의 영상은 이탈리아 로마의 주민들이 아파트 발코니로 나와 박수를 치며 환호하는 모습이 담겨 있으며 두 버전으로 온라인에 돌아다녔다. 이탈리아 언론이 보도한 영상에는 배경에 종소리와 한 남성의 노랫소리가 울려 퍼진다. 다른 영상에는 중국 국가가 흘러나온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15일 “이탈리아인들이 중국 국가를 틀어놓고 ‘고마워요 중국(그라치에 치나)’을 외쳤다”며 트위터에 영상을 공유했다. 런민일보 등 중국 관영 언론은 해당 영상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FT가 전문가들과 영상을 분석한 결과, 중국 국가가 나오는 영상은 짜깁기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영상은 첫 15초 동안 이탈리아 언론이 공개한 것과 같은 배경의 장면들이 나오다 갑자기 다른 지역에서 한 남성이 이탈리아 의료진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보내는 장면으로 전환된다. 다른 시기, 다른 곳에서 촬영된 장면으로 바뀐 뒤에도 중국 국가는 마치 한 공간에서 울려 퍼진 것처럼 계속해서 이어졌다. 영상이 촬영된 날 ‘그라치에 치나’라고 외쳤다는 남성이 등장한 건물 아래층에 있었던 주민은 당시 중국 국가를 듣지 못했다고 FT에 밝혔다.

나탈리에 토치 이탈리아 국제문제연구소장은 “중국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지는 상황에서 유럽 내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큰 이탈리아는 중국에 대한 부정 여론을 반전시키기에 가장 적합한 대상이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이탈리아#중국 찬양영상#조작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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