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럽 어린이들 원인불명 염증… 코로나 관련 추정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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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반응 과다로 고열-쇼크… 가와사키병 증세와 비슷
일부는 자가 호흡 못하는 중태

미국과 유럽에서 어린이들이 원인 불명의 중증 염증성 질환을 보이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했다. 이들 중 일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전문가들이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다.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 병원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어린이 3명이 염증성 질환 증세를 보여 치료를 받았다고 28일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들은 6개월∼8세 사이로 심장 염증 증세와 고열을 앓았다. 1명은 퇴원했지만 2명은 위중한 상태다. 컬럼비아대 소아 류머티스·면역의학과 전문의 마크 거렐릭 박사는 이들의 증상이 앞서 영국에서 보고된 염증성 질환과 비슷하다고 설명하면서 “이것이(정체불명의 염증 증상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와사키병’은 아니지만 발병 원리가 동일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또 27일 가디언에 따르면 최근 영국에서 어린이 환자 12명 이상이 가와사키병과 비슷한 염증성 질환 증세를 보였다. 이 중 일부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환자들은 모두 중증이고 1명은 에크모(ECMO·인공심폐기)를 사용할 만큼 중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는 지난 3주 동안 영국 전역에서 유사 증세를 보인 어린이 수가 명백히 증가했다면서 의료기관에 주의를 당부했다. 크리스 휘티 영국 수석의료고문은 “드물지만 바이러스(코로나19)로 인한 증상이라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벨기에 등에서도 유사 의심 사례가 발생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호주 당국도 코로나19와 가와사키병 간 연관성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아이들이 관련 증상을 보인다면 즉시 병원에 데려갈 것을 당부했다고 시드니모닝헤럴드가 28일 보도했다.

가와사키병은 영유아가 많이 걸리는 원인 불명의 급성 혈관염으로 고열과 발진을 동반한다. 증세가 심하면 심장합병증을 유발한다. 주로 바이러스 감염을 막으려다가 면역반응이 과도해져 증상이 발현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 한국 등 아시아 국가에서 발병률이 높지만 한국에서는 코로나19에 걸린 후 가와사키병이나 쇼크 상태를 보이는 환자가 보고된 적이 없다.

영국에서 보고된 어린이 환자 중 다수는 가와사키병과 배탈, 신부전 등을 일으키는 독성쇼크증후군 증세를 동시에 보이고 있다. 가디언은 “어린이들이 코로나19를 비교적 가볍게 앓고 지나가는 것이 학계의 지배적 의견이지만 중증 증세가 보고된 만큼 전문가들이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어린이 염증#가와사키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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