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성 미확인에도 하이드록시클로로퀸 구득난
루프스, 관절염등 사용 환자들 곤경
연구 성과 초기..트럼프 트윗으로 "열풍"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 사이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치료제로 말라리아 치료약을 사용하는 것이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아직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관련 약품들이 동이 나 루프스, 류마티스성 관절염 환자들이 약을 구하기 어려워져 곤경에 처했다고 AP통신을 비롯한 미국 매체들이 보도했다.
자가 면역 관련 질환의 치료제인 클로로퀸, 그와 유사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코로나 바이러스에 관련된 극히 소수 집단을 상대로 한 실험과 초기 연구 단계에서 고무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이 약은 상당히 강력한 부작용이 있고, 그 때문에 그 동안 의약계의 과학자들은 아무리 비상시라도 확실한 효능이 입증되기 전에는 환자들에게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지켰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항생제를 병용하면 “의학계 역사상 최대의 역전의 주인공으로 떠오를 것”이라며 찬사를 보내고 “ 당장 이 것을 사용해야한다”고 주장한 뒤에 이 약품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그 때문에 이 약을 계속 복용해온 루푸스병이나 류마티스성 관절염의 고령 환자들이 약을 제 때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인용한 것은 프랑스에서 문제의 약품 복합제를 단 6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실험한 연구결과이다. 이 약이 코로나 바이러스의 세포를 파괴하는 것이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 프랑스에서도 의사들과 일부 정치인들이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사용을 확대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코로나19에 감염된 크리스티앙 에스트로시 니스 시장은 23일 (현지시간) TV에 나와서 자신이 6일째 그 약품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며 “벌써 다 나아가는 느낌이 든다”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헛된 희망이 증폭하는 것에 경고를 보내면서, 문제의 약품이 코로나 바이러스 치료에 안전하고 효과가 있는지 더 큰 규모의 실험과 연구를 통해 입증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감염환자들이 자력으로 회복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사용해야 하므로 이를 입증하는 연구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런 실험은 24일부터 뉴욕에서 시작한다.
미 식품의약처 (FDA) 전문위원 스캇 고틀리브 박사는 22일 CBS의 “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서 아직까지 어떤 치료약도 초기 단계 시험에서 그처럼 압도적으로 효과가 약속된 적은 없었다며 “지금으로서는 매우 희망적이다”라는 정도만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클로로퀸은 1930년대부터 말라리아 치료제로 사용된 약품이며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10년 뒤에 개발된 것으로 부작용이 좀 덜한 것으로 “플라케닐”(Plaquenil )이란 제품명으로 여러가지 질병에 처방되어 왔다.
하지만 이 약품들은 심장에 영향을 미쳐 부정맥이나 심한 저혈압, 근육이나 신경 손상을 유발하는 부작용이 있다. 플라케닐의 약병 레이블에도 이 약품을 과용하거나 유방암 치료약인 타목시펜 같은 약들과 병용할 경우 망막 손상 위험이 있다는 경고가 붙어있다.
미 뉴잉글랜드 의대의 미생물학자 메건 메이박사는 “클로로퀸은 부작용이 극심한 아주 맹렬한 유독성 약품이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그 보다 훨씬 안전하지만 아직도 그 부작용이 심각하다. 그 효과를 입증하는 확실한 증거가 더 많이 나오지 않는 한 이 약을 환자에게 투약하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