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수성가형’ 모테기 VS ‘세습 정치인’ 고노… 경쟁적 해외순방, 왜?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19일 16시 31분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 이은 차기 총리 후보로 꼽히는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상(64)과 고노 다로(河野太郞) 방위상 겸 전 외무상(56)이 경쟁적으로 해외 순방에 나서고 있다. 정계 안팎에서는 모테기 외무상이 전임자 고노 방위상의 색을 지우기 위해 노력하고, 고노 방위상은 전직 외무상 경험을 살려 ‘외교도 하는 방위상’의 이미지를 구축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모테기 외무상은 17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를 찾아 좀처럼 진척이 없는 쿠릴제도 4개 섬(북방 영토)의 영유권 문제, 양국 경제 협력 강화 등을 논의했다. 과거 경제재생상을 지내며 미일 무역협상을 주도했던 그가 경제와 외교를 결합해 영유권 문제 해결을 시도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요미우리신문은 “모테기 외무상이 고노 방위상이 잘 찾지 않았던 국가를 순방하는 등 전임자를 의식했다”고 평했다.

고노 다로 방위상 겸 전 외무상
고노 다로 방위상 겸 전 외무상
고노 방위상도 18일 10년 만에 방위상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해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문제를 논의했다. 그는 지난 달 태국, 바레인, 인도 등도 찾았다. 과거 방위상들보다 해외 출장이 잦은 그를 두고 방위성 내에서 ‘새롭고 신선하다’는 긍정론과 ‘위기 관리가 우려된다’는 부정론이 엇갈리고 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세습 정치인’인 고노 방위상과 ‘자수성가형 고위 관료’인 모테기 외무상은 여러모로 대조적인 이력을 지녔다. 고노 방위상의 조부는 고노 이치로(河野一郞) 전 건설상, 부친은 ‘고노 담화’로 유명한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전 관방상이다.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난 모테기 외무상은 요미우리신문 기자, 유명 컨설팅사 맥킨지 컨설턴트 등을 지내다 정계에 입문했다. 최근 차기 총리감을 묻는 요미우리의 여론조사에서 고노 방위상은 6%, 모테기 외무상은 1%의 지지를 얻었다.

도쿄=김범석 특파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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