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미안해”…英냉동트럭 베트남 희생자 6명 추정

  • 뉴스1
  • 입력 2019년 10월 26일 21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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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인근 에식스주에서 냉동컨테이너 차량을 타고 밀입국하려다 숨진 채 발견된 39명 중 판 티 트라 마이(26·여) 외에 또 다른 베트남 국적 희생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26일 AFP통신과 BBC 등은 응우옌 딘 루옹(20)이라는 베트남 남성도 냉동트럭에서 숨진 이민자들 가운데 한 명일 수 있다고 전했다.

영국 냉동트럭 밀입국 사망자 중 두번째 베트남 희생자로 추정되는 응우옌 딘 루옹(20)
영국 냉동트럭 밀입국 사망자 중 두번째 베트남 희생자로 추정되는 응우옌 딘 루옹(20)
그의 아버지 응우옌 딘 지아는 아들 루옹이 2주 전 프랑스에서 영국으로 밀입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영국에 있는 지인에 따르면 아들 루옹은 지난 21일 오후 3시쯤 파리를 떠난 것으로 추정된다.

지아는 아들이 2018년부터 프랑스에서 불법체류하고 있었으며, 1만1000파운드(약 1660만원)를 지불하고 영국으로 건너갈 예정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며칠 전 한 베트남 남성이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 “부디 불쌍히 여겨달라,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겼다”고 말했다.

지아는 “그 말을 듣는 순간 바닥에 쓰러졌다”며 “모두가 사망한 그 사고 트럭 안에 아들이 있었던 것 같다”고 AFP에 호소했다. 지아는 베트남 정부에 아들 신원을 확인해줄 것을 요청한 상황이다.

앞서 베트남 여성 트라 마이도 숨진 39명에 포함된 것으로 추정됐다. 트라 마이의 가족들은 그가 지난 22일 어머니에게 “엄마 미안해. 내 해외 진출은 성공하지 못했어”라며 “숨을 쉴 수가 없다”고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전했다.

영국 냉동트럭 밀입국 사망자에 포함된 것으로 추정되는 베트남 희생자. 판 티 트라 마이(26)
영국 냉동트럭 밀입국 사망자에 포함된 것으로 추정되는 베트남 희생자. 판 티 트라 마이(26)
트라 마이의 가족들은 트라 마이가 3만파운드(약 4520만원)를 밀입국 알선업자들에게 지불하고 지난 3일 여행을 떠났으며 마지막 위치가 벨기에였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 모두 베트남 중부지방 하띤주(州)에서 온 것으로 추정된다. 가난한 지방으로 알려진 하띤에서는 불법 이민을 통해 유럽으로 건너가는 사람들이 많다. 일부는 네일 살롱이나 대마초 농장에서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영국으로 밀입국한다.

이외에도 26세 남성과 19세 여성 등 다른 베트남인들도 실종 상태다. 이들의 가족들은 하루19세 여성의 가족들은 그가 “컨테이너에 들어가니 전화기를 끌 것”이라고 알린 뒤 연락이 두절됐다고 말했다.

당초 영국 경찰 당국은 사망자들이 모두 중국 국적으로 보인다고 밝혔지만 적어도 6명 이상이 중국 위조 여권을 소지한 베트남인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피파 밀스 경찰 부청장은 현재 내무부와 이민집행국 등과 협조 중이며, 공식적인 신원 확인 절차가 완료될 때까지 희생자들의 국적에 대한 세부사항은 밝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냉동트럭은 영하 25도(℃)까지 온도를 낮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당국은 이 트럭이 지난 20일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홀리헤드 항구를 통해 영국으로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살인 혐의로 북아일랜드 출신 트럭운전사 모 로빈슨(25)를 사건 당일 체포하고 조사 중이다. 이어 영국 북부 워링턴 출신 38세 남성과 여성을 인신매매 혐의로 체포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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