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트럼프, 각료회의를 기자회견장으로 만들어”

  • 뉴스1
  • 입력 2019년 10월 22일 16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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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재하는 백악관 각료회의가 국가 현안과 정책을 논의하는 자리가 아닌 대통령의 기자회견 장소가 되어버렸다는 지적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각료회의 도중 무려 71분 동안 기자들을 상대로 홀로 발언을 이어가서다.

22일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각료회의는 업무 이외 모든 것이 됐다’는 제목 기사를 통해 전날 열린 백악관 각료회의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애초 이번 각료회의는 주정부의 규제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열렸다. 벤 카슨 주택도시개발부 장관의 기도를 시작으로 회의가 시작됐지만, 이내 트럼프 대통령이 안건과는 상관없는 주제를 말하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각료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되기 전에 무려 71분 동안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이어갔다고 WP는 전했다. 방송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을 생중계했고, 기자들은 빠르게 속보를 전하는 순간이었다. 거론된 주제만 Δ시리아 미군 철수 Δ우크라이나 스캔들 Δ민주당 비판 Δ북한 문제 Δ한미 자유무역협정(FTA) Δ버락 오바마 전임 대통령 비판 등으로 다양했다.

일례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각료회의에서 터키군의 시리아 내 쿠르드족 공격 등 주요 외교 현안에 대해 설명하던 도중 “북한에 관해 매우 흥미로운 정보가 있다. 많은 일들이 진행되고 있다”며 불쑥 북한 문제를 꺼내들었다.

또한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에는 북한과 전화 통화를 하지 못했다고 공격하는가 하면, 하원 탄핵조사와 관련해서는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을 포함한 민주당 지도부를 맹비난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좋게 말하면 대(對)언론 창구로, 나쁘게 말하면 자신의 일방적 주장을 전달하는 공간으로 이 각료회의를 꾸준히 활용해왔다. 역대 미국의 대통령들도 각료회의에 앞서 공개 발언을 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문제는 그 정도가 심하다는 것이다.

WP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각료회의는 업무 공간이 아닌 대통령이 자신의 업적을 자랑하고, 자신의 비판론자들을 비난하고, 큰 테이블에 둘러앉은 각료들로부터 칭찬을 듣기 자리가 됐다”면서 취재진을 앞에 두고 60~90분씩 회의가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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