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에서 매년 이주노동자 수백명씩 열사병으로 사망”

  • 뉴시스

영국 가디언, 자체 조사 및 학계 연구논문 인용해 보도
2022 월드컵 앞두고 건설붐에 이주노동자 피해 늘어
심장전문의 "사인에 관한 조사 시급히 이뤄져야"

카타르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들 중 해마다 수백명이 폭염으로 인해 사망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카타르에서는 2022년 월드컵 개최를 앞두고 건설 붐이 일어나면서 많은 이주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 올 여름에도 기온이 45도까지 치솟았지만 수십만명의 이주 노동자들은 하루 10시간씩 야외에서 노동을 했다.

카타르 정부는 여름철에 기온이 치솟는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3시까지는 야외 노동을 금지하는 등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영국 가디언은 2일(현지시간) 자체 분석 및 학계의 연구결과를 인용해 해마다 카타르에서 25~35세의 이주 노동자 수백명이 폭염과 연관된 질병으로 사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타르 당국은 자연사 또는 심장혈관질환 등으로 사인을 판정하며 노동자 관리에 문제가 있음을 부인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심장학 저널에 게재된 연구논문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7년 사이 카타르에서 사망한 1300명의 네팔 노동자 사인을 조사한 결과 대다수가 열사병 때문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논문 저자인 오슬로대학병원 심장전문의 단 아타르 박사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청년들은 심장마비에 걸리는 경우가 적은데, 매년 카타르에서는 수백명이 사망한다. 심장학자로서 내린 결론은 열사병에 따른 죽음이다”라고 말했다.

비정부기구인 ‘페어/스퀘어 프로젝츠(Fair/Square Projects)의 닉 맥기헌 대표는 “월드컵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카타르에서 수많은 청년들이 심장마비로 사망하고 있는 데 대해 시급히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 수년간 인권운동가들이 노동자 사망과 폭염스트레스 간의 연관성을 제기해왔는데도 여전히 사망이 이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카타르 정부가 여름철에 한낮시간 야외노동을 금지하고 있지만,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모든 야외노동을 금지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여름철이 지난 9월에도 야외에서 노동하는 것이 위험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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