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메이 당대표 사퇴…보수당 전대 유력후보 마약전력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9일 22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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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7월 취임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겸 보수당 대표가 7일 당 대표에서 공식 사퇴했다. 차기 보수당 대표가 선출될 때까지 총리직은 계속 수행한다.

메이 총리가 지난달 발표한 대로 당 대표를 공식 사퇴함에 따라 영국이 약 한 달간 사실상 ‘최고권력자 공백’ 상태를 맞이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의원내각제인 영국에서 집권당 대표가 아닌 총리는 별다른 실권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보수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에는 후보 11명이 출사표를 냈다. 10일 후보 마감 후 13일부터 2명을 추리는 의원들의 비밀투표가 시작된다. 22일 보수당원 12만 명이 이 둘을 상대로 투표를 실시한다. 최종 결과는 약 한 달 후 발표되며 승자가 총리직을 물려받는다.

주요 후보들의 경쟁도 불을 뿜고 있다. 특히 유력 후보들의 과거 약물 및 마약 전력이 도마에 올랐다. 지지율 선두인 보리스 존슨 전 외교부 장관에 이어 지지율 3위인 마이클 고브 환경부 장관은 8일 데일리메일에 “20년 전 기자 시절 여러 행사에서 코카인을 흡입했다. 실수였지만 하지 말았어야 할 일이어서 깊은 유감을 표시한다”고 고백했다.

고브 장관은 1999년 더타임스에 “코카인 및 다른 약물 복용 규정을 느슨하게 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글을 썼다. 글과 실제 행동이 다른 그의 행보에 ‘위선자’란 비판도 제기됐다. 약물 권위자인 데이비드 넛 임피리얼 칼리지 교수는 가디언에 “특권층인 정치인은 법을 어겨도 되지만 일반인들은 그래서는 안 된다고 여기는 위선을 보여주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넛 교수는 ‘마약법 위반 경력에 따라 개인 입국이 금지될 수 있다’는 미국 국토안보부 규정을 들며 “고브 장관이 당 대표가 돼도 미국 방문이 금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유력 후보로 역시 과거 대마초 흡연 경력이 있는 도미니크 랍 전 브렉시트부 장관은 8일 BBC 라디오에 출연해 “오래전 일이다. 고브 장관이 그 일로 당 대표 경선에서 낙마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옹호했다. 제러미 헌트 외교부 장관도 지난해 10월 더타임스 인터뷰에서 “인도를 여행할 때 마약 성분이 든 카나비 라시를 마신 적이 있다”고 말했다.

로리 스튜어트 국제개발부 장관은 텔레그래프 인터뷰에서 “15년 전 이란의 한 결혼식장에서 파이프로 아편을 복용한 적이 있다”고 밝힌 후 사과했다. 지지율 1위인 존슨 전 장관은 과거 잡지 인터뷰에서 “19세 때 코카인 흡입을 시도했으나 재채기를 해서 실제 하지는 않았다. 그때는 그것이 코카인인지도 몰랐다”고 주장했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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