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자민당 ‘실언 방지 매뉴얼’ 배포…“한심해” 비판도

  • 뉴시스
  • 입력 2019년 5월 15일 15시 30분


코멘트

"길게 말하지 말라"
"역사문제, 성소수자 발언시 주의"
"잡담식 표현 안돼"

일본 집권 자민당이 소속 정치인들의 잇단 망언 파문으로 ‘실언 방지 매뉴얼’을 작성해 당내에 배포했다. 오는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여론 단속을 위한 목적으로, 당 내에서는 “한심하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15일 마니이치신문에 따르면 자민당의 선거 유세국은 최근 ‘실언과 오해를 막기 위해서는’이라는 제목의 A4용지 1장 분량의 매뉴얼을 작성해 자당 의원들에게 전송했다.

매뉴얼에는 “발언은 끊겨서 전달된다는 것을 의식해야 한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길게 말하지 말고 마침표를 사용해 짧게 끊어서 말하라고 조언했다.

언론이 국회의원들의 발언을 보도할 때 일정 부분을 발췌해 전달하기 때문에, 말을 길게 하지말고 짧게 함으로써 오해의 소지를 줄이라는 것이다.

또 기사 제목에 사용되기 쉬운 ‘강한 단어’에 주의하라는 당부도 있었다. 역사인식 및 정치신조에 관한 개인적 견해나 ▼성(gender), 성소수자(LGBT)에 대한 개인적 의견 ▼사고나 재해에 관한 배려가 부족한 발언 ▼질병이나 노인에 관한 발언 ▼가까운 사람과 이야기하듯 잡담식 어조의 표현 등을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역사인식’에 대해서는 “사과도 못하고 장기화하는 경향이 있다”라고 적었다.

이에 더해 “사적인 모임에서도 누구든 스마트폰으로 사진이나 영상을 찍어 발신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으며, “약자나 피해자에 대해 언급할 때에는 한층 더 배려해야 한다”며 “표현에 브레이크를 걸라”고 했다.

한 자민당 관계자는 이 매뉴얼에 대해 친절하고 공손한 내용이지만 “한심하다”라고 토로했다.

앞서 지난 4월 구라다 요시타카(?田義孝) 전 올림픽담당상은 “동일본대지진 피해 복구보다 정치인이 중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경질됐으며, 쓰카다 이치로(塚田一?) 전 국토교통 부대신은 “아베 총리의 지역구에서 도로정비 사업을 알아서 해줬다”는 이른바 손타쿠(忖度) 발언으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