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비핵화 협상, 외무성이 주도…”최선희는 김정은 대변인“

  • 뉴스1
  • 입력 2019년 4월 30일 09시 55분


코멘트

리용호 北 외무상·최선희 제1부상 영향력 커져
태영호 “최선희, 현재 김정은의 진정한 대변인”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을 지휘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자리에서 물러난 것은 그동안 협상 과정에서 배제됐던 외무성이 다시 중앙 무대로 복귀할 것임을 시사하며, 이는 향후 협상에 긍정적인 신호란 평가가 나온다고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최근 김영철 부위원장은 지난 2월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의 결렬에 대해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난 듯 보인다. 그는 지난주 북러정상회담에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동행하지 않아 경질 가능성이 거론됐다.

통신에 따르면,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김 부위원장의 경질과 관련해 “하노이 정상회담(2차 북미정상회담)은 ‘지도자는 실수를 저지르지 않는다’는 북한이 오랫동안 고수해 온 원칙을 훼손했다”며 “이에 북한은 책임을 전가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부위원장 경질이) 북한의 대미 전략에 즉각적인 변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닐 수 있지만, 외교관들이 하노이에서와 같은 실패를 방지하고 다양한 국가들과의 외교를 촉진할 계획을 세울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일부 소식통은 핵시설 일부를 폐기하는 조건으로 제재완화를 얻어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던 김 위원장은 하노이 회담이 결렬된 것에 좌절했으며 이에 따른 김 부위원장의 경질은 향후 협상에 긍정적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성창 세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김 위원장이 하노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 요구는 김 부위원장과 같은 매파적 인사들이 지지하는 최고의 시나리오였지만 미국이 받아들일 수 있는 시나리오는 아니었다”며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이 김 부위원장에 대한 의존도를 줄인 것은 (비핵화) 협상에 긍정적인 신호”라고 주장했다.

북한의 전 관료들과 전문가들은 하노이 회담 이후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최선희 외무성 제 1부상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최 제1부상은 하노이 회담 이후 몇 차례 기자회견을 통해 김 위원장의 의견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또한 이번 북러정상회담에서도 리 외무상과 최 부상이 김 위원장을 보좌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대사관 공사는 지난 24일 아산정책연구원이 주최한 ‘2019 아산 플래넘’에서 최 제1부상이 김 위원장의 여동생(김여정) 및 부인과 함께 ‘여성 이너서클’에 합류했다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최 제1부상은 현재 김 위원장의 진정한 대변인”이라며 “어떻게 김정은(위원장)의 마음을 읽을 수 있겠느냐. (김 위원장에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최 부상이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한 듯 보인다며 이로 인해 최근 그의 영향력이 커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 스팀슨 센터의 마이클 매든 연구원은 “리 외무상과 최 제1부상은 미국을 상대하는 데 있어 북한 내 최고의 인물일 뿐 아니라 김 위원장을 어렸을 때부터 알고 있던 인물들이라 그의 성공을 바라는 마음들을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