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암살’ 도안 티 흐엉 가족, 석방무산에 망연자실

  • 뉴시스
  • 입력 2019년 3월 14일 17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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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아이는 풀려났는데 왜 내 아이는…"

북한 김정남 암살 사건 베트남 국적 용의자 도안 티 흐엉의 석방이 무산되면서 그를 기다리던 가족들도 망연자실한 심경을 드러냈다.

14일 베트남언론 찡에 따르면 흐엉의 의붓엄마인 응우옌 티 비는 흐엉의 석방 무산 소식을 전해 듣고 이 매체에 “왜 다른 아이는 풀려났는데 내 아이는 그렇게 됐나”라고 토로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며칠 동안 마을 사람들은 흐엉의 가족들을 축하해줬고, 흐엉을 데리러 갈 수 있도록 차를 제공하겠다는 사람들도 많았다. 인도네시아 국적 용의자 시티 아이샤 석방 이후 석방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는 의미다.

그러나 흐엉의 석방이 불허되며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다. 비는 “가족들이 매우 슬퍼하고 있다”며 “오늘은 아이가 집에 오는 날이라고 생각했고, 데리러 가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흐엉뿐만 아니라 가족들도 잘 먹고 잘 자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흐엉의 아버지인 도안 반 탄은 전날인 13일 베트남 언론 뚜쩨와의 인터뷰에서 “법원 선고가 매우 걱정되지만 재판 결과를 기다리는 것 말고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심경을 밝혔었다.

한편 흐엉과 시티에 대해 각각 다른 판단을 내린 말레이시아 검찰은 그 이유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변호인 요청으로 흐엉의 재판이 다음달 1일로 연기된 만큼, 그 사이 베트남 정부가 흐엉의 거취를 두고 말레이시아 정부와 좀 더 협의를 진행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는 시각도 있다.

제임스 친 태즈메이니아대 아시아협회 책임자는 이와 관련해 “말레이시아 정부는 인도네시아 국적 용의자를 석방한 뒤 재판을 계속하는 게 좋지 않다는 걸 알고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며칠 더 기다려봐야 한다”고 했다.

흐엉은 지난 2017년 2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맹독성 신경작용제 VX를 이용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이복형인 김정남을 살해한 혐의로 인도네시아 국적 용의자인 시티와 함께 체포, 기소됐다. 그러나 지난 11일 시티가 석방된 반면, 흐엉의 석방은 이날 불허됐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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