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지나치게 앞서 나간다”…美 강경파들 ‘우려’

  • 뉴스1
  • 입력 2019년 2월 27일 13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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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친 양보해선 안 된다”
WP “볼턴, 비건대표 협상 실패할 걸로 믿어”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 News1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 News1
2차 북미정상회담을 목전에 둔 가운데 미국 행정부 내에서 ‘대북 강경파’를 중심으로 현재의 대북 행보에 대한 우려들이 나오고 있다. 이는 실무적으로 이를 주도하고 있는 스티브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에 대한 불만으로 표현되고 있다.

폭스뉴스는 지난주부터 베트남 하노이에서 북한 측과 2차 북미정상회담 의제 실무협상을 진행한 비건 특별대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고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과 국무부, 국방부, 재무부, 에너지부는 비건 특별대표가 협상을 어디로 끌고 가는지 모르겠다고 우려하면서 비건 대표가 “지나치게 앞서 나가고 있다”(getting too far over his skis)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건 특별대표가 북한에 지나친 양보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많은 관리들은 ‘협상이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비핵화가 협상 대상이 된 점을 지적했다. 최근 전문가들은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가 아니라 핵동결 수준에서 그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폭스뉴스는 행정부 관리들 사이에는 “우리는 단지 거래를 위한 거래는 원하지 않는다” “헛되게 공짜로 무엇인가를 주고 싶진 않다”는 신조가 있다고 설명했다.

비건 특별대표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같은 일명 ‘대북 매파’의 불편한 관계에 대한 보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비건 특별대표는 지난달 스탠퍼드대학 강연에서 “(종전선언 등) 미국의 상응조치를 받는 대가로 북한이 플루토늄(재처리 시설)과 우라늄 농축시설을 해체할 것”이라는 비전을 제시하며 ‘동시적·병행적’ 기조를 밝혔다. 당초 미국의 ‘선(先) 비핵화 후(後) 상응조치’라는 입장에서 다소 선회한 듯 보였다. 그러나 매파는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 등 최대한의 압박을 유지해 더 나은 거래를 얻어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행정부 내 갈등 상황을 알고 있는 한 정보원을 인용, 볼턴 보좌관이 ‘비건 특별대표가 협상 성사에 너무 안달 나 있다’고 조바심내고 있으며 비건 대표의 협상이 실패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정부기관 간 회의에서도 재무부와 국방부 고위 관리들은 비건 특별대표에게 “‘종전선언’을 만들기 위해 제재를 완화하거나 너무 빨리 움직이지 말라”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건 특별대표는 ‘역사적 합의’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바람을 충족시킬 상세한 협상 성사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이를 비판하는 쪽은 ‘북한은 신뢰할 수 없다’고 경고하고 있다고 WP는 설명했다.

지난주 볼턴 보좌관의 갑작스러운 방한 계획이 나왔을 때 CNN은 볼턴 보좌관이 월스트리트저널(WSJ) 주최 연례 최고경영자(CEO) 회의에서 한 “그들(북한)은 지금까지 약속에 부응하지 못 했다. 그래서 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또다른(추가) 정상회담을 하는 것이 생산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던 점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비건 특별대표가 북미정상회담 협상을 위해 하노이에 도착한 상황에서 그의 갑작스러운 방한 소식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면이 있다는 지적이었다.

이후 방한을 취소하고 하노이를 찾은 볼턴 보좌관은 27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하노이에 있어서 좋다. 이틀 동안 논의할 것이 많다”고 알리며 자신의 자리를 과시했다.

WP는 백악관 보좌관들은 비건 특별대표와 볼턴 보좌관 사이 관계에 아무런 갈등이 없다고 말했지만 그들의 자세한 관계를 언급하는 것은 거부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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