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김정은 아부에 속는 트럼프는 ‘이용가치 큰 멍청이’”

"아부 가득한 편지 자랑하며 '사랑에 빠졌다'고 강조"
"김정은도 트럼프의 이용가치 알고 있어"

베트남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용가치가 큰 멍청이”라는 것을 미 정보기관도, 상원의원들도 잘 알고 있으며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알고 있다는 것이 큰 문제라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25일(현지시간) 칼럼에서 주장했다. 다음은 제니퍼 루빈 WP 칼럼니스트 글의 주요 내용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제3세계 독재자의 회담을 앞두고 들리는 소식은 전례없는 것들이다.

정보기관 책임자는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참모들도 돌파구를 마련하기 힘들며 트럼프가 충동적으로 양보하지 않을까 조바심을 낸다. 동맹국들도 트럼프가 쉽게 패배할 것을 우려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줄곧 김정은과 일대일로 만나기를 원하고 있다. 북한 지도자와 ‘펜팔’로 맺은 관계에 힘입어 역사의 경로를 바꾸고 자신이 업적을 남길 것으로 확신하기 때문이다.‘

이는 초개인화된(hyperpersonalized) 환상을 좇는 사고방식이라고 공화당 사람들은 강조해왔다. 트럼프는 (북한이) 세계 최악의 인권 침해국임을 무시하려는 것은 물론 인권침해자의 신뢰도와 재능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트럼프는 김정은이 보낸 대여섯통의 편지에 흡족해하면서 짝사랑에 빠진 틴에이저같이 굴고 있다. 백악관 당국자들조차 김정은의 편지를 ‘러브레터’라고 농담한다. 김정은은 편지에서 트럼프를 ‘각하’라고 부르면서 트럼프의 에너지와 정치적 탁월성을 화려하게 칭송했다고 편지를 본 사람들이 전했다. 트럼프는 편지를 집무실을 방문한 십여명에게 보여줬으며 공개적으로 자랑하기도 했다.

‘김정은이 멋진 편지를 썼다. 정말 좋은 편지들’이라고 지난해 9월 웨스트버지니아 유세에서 트럼프는 말했다.

트럼프가 김정은을 꼬드기려는 것이 어리석고 효과없는 접근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상황은 더 나쁘다. 싱가포르에서 보았듯이 트럼프는 스스로를 속이고 자신의 개인적인 매력으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트럼프의 망상 때문에 김정은은 아첨의 말로 양보를 얻어낼 것이다. 김정은은 이미 이전 북한 지도자가 받아보지 못한 존경을 받고 있다. 아무런 양보도 하지 않고 말이다. 단지 홍보만 성과를 낸 정상회담 덕분이다.

그토록 많은 상원의원들이 지난 정상회담에 대해 경악을 표시하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아부와 망상의 외교를 재연하지 말라고 경고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우리는 당신이 신중한 외교 계획을 실천하길 희망한다.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프로그램을 동결하고 해체하는 연속과정과 적절한 제재와 압박을 병행해야 한다. 강력한 억지태세, 강력한 동맹, 강화된 외교 경제적 개입, 남북대화의 심화가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 합의의 길을 열어줄 수 있을 것이다.’

마이크 폼페이오도 문제가 있다. 중앙정보국(CIA) 국장 출신인 국무장관이라면 북한의 행동과 의도가 변하지 않을 것임을 알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에 매달려서 협상 진전 상황에 대해 의회를 호도하고 있다. 이제 의회는 폼페이오의 말이 쓸데없고 모호한 약속이며 그가 제시하는 일정은 믿을 수 없다는 것을 안다.

트럼프는 완전히 ”이용가치가 큰 멍청이“다. 미국사람들은 맹목적이고 곤경에 빠진 협상가에 속아서 적국의 진정한 의도를 전혀 걱정하지 않고 있다. 이것을 정보기관들이 안다. 상원의원들도 안다. 최악인 것은 김정은도 안다는 것이다. ”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