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안에 아주 큰 뉴스”…트럼프 vs 시진핑, 무역전쟁 최종담판 예고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2월 25일 18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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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1일로 예정된 중국과의 무역전쟁 휴전 시한을 연기하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기로 했다. 지난해 12월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90일 휴전에 합의한 양국 정상이 조만간 ‘최종 담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 시간) 2개의 트윗을 잇따라 보내면서 “미국이 중국과 지적재산권 보호, 기술 이전, 농업, 서비스, 통화 등 중요 사안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며 “매우 생산적인 대화의 결과 3월 1일로 예정된 미국의 관세인상을 연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조만간 나와 시 주석이 플로리다 주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만나 정상회담을 열 것”이라도 했다.

그가 회담 시점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다음달 안에 회담이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도 최근 “3월 말 정상회담을 잠정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양국 정상은 2017년 4월에도 마라라고에서 양자 회담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 직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미 50개 주지사들과의 만찬에서 “무역협상이 잘 진행되면 다음 주나 2주 안에 ‘아주 큰 뉴스(very big news)’가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양국 모두에 좋은 거래를 하고 싶고 그것이 바로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중국은 21일부터 워싱턴에서 고위급 무역협상을 벌여 왔다. 양측은 이번 협상을 통해 100페이지에 이르는 양해각서(MOU) 작성에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들이 기술이전 강요 문제를 당국에 보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중국 정부가 제안했다”며 “미국 측은 더 광범위한 변화를 압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을 통해 두 나라가 무역전쟁 재개 고비를 넘긴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샴페인을 터뜨리기에는 이르다는 평가가 많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진전을 과시했지만 중국은 대통령이 트윗에서 언급한 핵심 사안 중 어느 하나에 대해서도 서면 약속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을 때 미국이 관세를 자동 부과하는 ‘스냅 백(snap back·관세철폐 환원)’ 같은 이행 조치에 합의했는지도 불확실하다. 미국은 구조적 변화에 대한 중국의 약속을 믿지 못하고 있고, 산업 및 경제 전략에 근본 변화를 주지 않으려는 중국의 태도도 여전하다는 의미다.

각각 지지율 하락 및 경제성장 둔화란 과제를 안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상징적 합의를 하고 실무진이 추가 협상을 이어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WSJ은 “중국은 과거에도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가장 중요한 양보를 했다”고 보도했다. NYT 역시 “중국 하이난 섬에서 정상회담 개최를 원했던 중국 측은 시 주석이 마라라고에 오는 것을 ‘양보’로 본다”고 전했다.

다만 백악관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타결에만 의지를 보이다 미국에 불리한 합의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또 상대를 직접 만나보고 판단하는 협상 스타일을 가진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텃밭’ 마라라고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면 다시 무역전쟁의 방아쇠를 당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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