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개인정보도 털렸다’ 해킹으로 뒤숭숭한 독일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5일 01시 10분


코멘트

메르켈 총리 포함 정치인·유명인사 수백 명 정보 해킹 후 트위터로 유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포함한 독일 주요 정치인 및 언론인 수백 명의 개인 정보가 해킹 후 트위터를 통해 유출된 사실이 드러났다. 용의자와 동기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일각에서는 러시아나 독일 극우세력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4일(현지 시간) 블룸버그, BBC 등 주요 외신은 독일 정부가 이날 “수백 명의 정치인 및 유명인사의 개인 정보가 인터넷에 유포됐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독일 정부는 하루 전 해킹 사실을 파악했으며 배후를 찾기 위해 미국 국가안보국(NSA)에 협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 정보가 유출된 주요 인사는 메르켈 총리,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 로베르트 하베크 녹색당 대표 등이다. 독일 연방의회에 진출한 주요 정당 관계자가 대부분 피해를 입었지만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 소속 정치인은 없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메르켈 총리는 팩스 번호 및 두 개의 이메일 주소가 유출됐다. 총리실 측은 “민감한 정보와 데이터의 유출은 없었다”고 했지만 최고 권력자의 정보가 유출됐다는 사실 자체가 큰 충격이라는 평가가 많다.

이 외 래퍼 마르테리아, 랩 그룹 K.I.Z, 유명 방송 기자 크리스티안 에링과 얀 보머만 등 유명인사들도 해킹 대상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에링은 지난해 알리스 바이델 AfD 대표를 ‘창녀(slut)’라고 불러 논란을 낳았다.

유출 정보는 주로 전화번호와 이메일 주소 등이다. 일부 피해자는 등 신용카드 정보, 채팅 내역, 휴가 때 찍은 사진 등 민감한 정보도 있었다고 독일 dpa 통신이 전했다.

해킹 배후에 관해서는 여러 설이 난무한다. 독일 사이버 보안 전문가 스벤 헤르피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해킹 수법이나 올해 상반기에 유럽 의회 및 독일 4개 주 지방선거가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러시아가 용의자”라고 주장했다. 독일 주간지 슈피겔은 지난해 11월 러시아 해커 그룹 ‘스네이크(Snake)’가 독일 연방하원의원 및 연방군의 이메일을 1년 가까이 해킹했다고 보도했다.

전채은기자 chan2@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