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나도 김정은과 만남 고대”…김정은 신년사에 화답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2일 09시 20분


동아일보 DB
동아일보 DB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나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기를 고대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마주앉을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긍정적으로 화답한 것. 북한과 미국의 정상이 2차 정상회담의 동력을 재확인하며 일단 대화의 판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힘에 따라 교착상태였던 양 측의 협상이 연초 돌파구를 찾을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김정은은 북한이 핵무기를 만들지도 실험하지도 전파하지도 않을 것이며,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고 보도한 PBS방송의 보도를 인용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엄청난 경제적 잠재력을 잘 알고 있는 김 위원장을 만나기를 나 역시 고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미국이 오판시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한 것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내놓지 않았다. 유화적 메시지와 위협이 혼재돼 있는 신년사 중 ‘만나자’는 제안 쪽에 비중을 실어준 셈이다.

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은 김 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대미 메시지를 발신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신년사 발표 직후 혹은 늦어도 몇 시간 안에는 트위터 반응을 내놓을 것이라는 일각의 예상보다는 늦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새해 첫날 휴일인 1일 아침부터 멕시코 장벽과 민주당, 가스값 등에 대해 6개의 트위터를 올렸지만 늦은 오후가 될 때까지 김 위원장의 신년사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만큼 신년사에 담긴 김 위원장의 메시지 분석에 시간이 걸렸다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이 새해 김 위원장과 다시 만나겠다는 뜻을 거듭 확인하면서 제2차 북-미 정상회담 준비작업이 다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 정상회담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트럼프 대통령이 “후보지를 3, 4 곳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이르면 이달 초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으나 비핵화 협상의 교착 상태가 길어지면서 지연돼 왔다.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을 진행해온 국무부 실무자들은 김 위원장의 신년사에 상대적으로 신중한 분위기다. 국무부는 이날 김 위원장의 신년사에 대한 언론의 논평 요청에 “논평 기회를 사양한다”고만 짧게 답했다.

외교소식통은 “국무부가 내부적으로 신년사 분석에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김 위원장의 메시지에 담긴 내용이 적지 않은데다 연초 휴가기간에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까지 겹쳐 작업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light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