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금융 경쟁력 핵심은 건강한 규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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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특구서 만난 보먼 금융시장
“규제 없애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민관 함께 가장 적합한 규제 찾아야”

“금융의 핵심은 ‘혁신’입니다. 혁신이 살아 있는 런던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에도 건재할 겁니다.”

지난달 영국의 런던금융특구인 ‘시티오브런던’에서 만난 찰스 보먼 금융시장(로드 메이어·사진)은 “법과 제도부터 전문 인력, 역사 등 런던이 오랫동안 공들여 쌓아온 금융 경험은 단기간에 따라잡을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금융산업은 영국 경제를 이끄는 핵심 동력이다. 금융 및 관련 서비스업이 영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에 이르고, 130만 명이 금융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보먼 시장은 “사업하기 좋은 세금제도와 적은 규제, 우수한 인력 등이 영국 금융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들어 영국의 금융업도 브렉시트 이후 금융회사들의 ‘탈(脫)런던’ 움직임과 유럽 각국의 ‘포스트 금융허브’ 경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보먼 시장은 “일부 기업의 이탈은 있을 수 있지만 핵심 기능은 변함없을 것”이라며 “정부와 감독당국, 기업이 머리를 맞대고 금융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혁신의 허브 역할을 하는 시티오브런던은 영국 금융 경쟁력의 핵심으로 꼽힌다. 보먼 시장은 “시티오브런던은 서로를 끌어들이는 자석과 같은 곳”이라며 “정보기술(IT) 기업 500m 옆에 금융회사가 있고, 도보 2분 거리에 감독당국, 5분 거리에 정부기관이 있어 일사천리로 일을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이 세계 최초로 도입한 ‘규제 샌드박스’(새로운 서비스에 각종 규제를 유예해주는 제도)도 이 같은 분위기에서 가능했다. 보먼 시장은 “단순히 규제를 없애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가장 적합한 규제를 함께 만들어간다는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런던=김성모 기자 mo@donga.com
#금융특구#보먼 금융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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