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국가 美 중간선거 평가 “미국 사회 극단적 분열 드러내, 더 위험해질 수도”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8일 21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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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트럼프 정책 전환점 못돼”
일본, “보호무역정책 강화 우려”
중국, “트럼프 2020년 재선 가능”
러시아, “미국과 관계 정상화 힘들어져”

마이니치신문. “트럼프 정권에 타격”
마이니치신문. “트럼프 정권에 타격”
“극단적인 분열을 보여줬다.”

7일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6일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 대해 “높은 투표율은 대의 민주주의의 확신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환영한다”면서도 선거 결과를 두고는 “미국 사회의 극단적인 분열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반(反)이민 정책과 인종 차별, 여성 혐오 조장 등 취임 후 과격하고 독단적인 행보를 이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심판하려는 유색인종과 여성, 젊은층의 높은 투표 참여율로 하원 권력이 8년 만에 민주당으로 넘어간 것에 대한 평가로 보인다. 르몽드는 상하원을 공화 민주 양당이 나눠 가진 것에 대해 “민주주의에서 균형과 견제는 대개 좋은 소식이지만 서로 함께 일할 생각이 없는 사이에서는 분열의 상황이 더 위험하게 흘러갈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 언론도 8일 선거 결과를 전하면서 ‘미국 제일주의에 엄혹한 심판’(도쿄신문), ‘트럼프 정권에 타격’(요미우리신문, 마이니치신문), ‘정권에 발목’(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을 제목으로 달면서 앞으로 미국 내 분단의 흐름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사히신문은 1면에 실은 미국총국장 칼럼을 통해 트럼프 정권이 “외교 통상 면에서 지지층을 붙잡기 위해 보다 보호주의적 정책으로 치우칠 것이며 단독 전횡의 외교에도 박차가 가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스라엘 영문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7일 “역대 가장 분열된 선거라고 평가받은 이번 선거는 예측한 대로 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유럽 주요 언론은 집권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 지위를 잃기는 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에 큰 제동이 걸리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독일 일간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은 “민주당이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방향을 바꾸기에는 장애물이 많다”며 “민주당의 하원 장악으로 캐나다, 멕시코와의 자유무역협정 정도에만 영향을 줄 뿐 다른 국제 이슈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민주당의 하원 권력 탈환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견제할 환경은 마련됐지만 민주당에 대한 실망감 역시 확인됐다”며 “선거 결과가 트럼프 정책의 터닝포인트가 되지는 못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의 관영 매체 역시 비슷한 반응을 내놨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환추(環球)시보는 8일 ‘일부는 기뻐하고 일부는 우려’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이번 선거가 트럼프의 정치적 운명에 전환점은 아니다”라며 “그는 지지를 동원하고 공화당원을 단결시켜 2020년 대통령 선거에서 연임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이 신문은 선거 결과가 미중 관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여러 영향 중) 가장 작을 것”이라며 중국에 대한 강경 태도는 공화당이나 민주당이나 마찬가지라는 점을 그 이유로 들었다. 이 때문인지 이 매체는 “중국인들은 미국 정계 변화에 대해 환상을 품을 필요가 없다”고도 했다.

한편 러시아는 크렘린궁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러시아와 미국의 관계 정상화를 위한 장밋빛 전망은 보이지 않는다”는 의견을 내놨다. 민주당의 하원 장악으로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 등에 대한 의회 청문회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파리=동정민특파원 ditto@donga.com
도쿄=서영아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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