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 널린 쓰레기, 안전 사고, 치안 문제까지…분노한 로마 시민들 거리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29일 13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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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 쓰레기가 쥐·멧돼지 먹이로
엘리베이터 고장·노후 버스 도심 폭발까지
오성운동 출신 시장 퇴출 요구 잇따라

에스컬레이터 무너진 로마 지하철역
에스컬레이터 무너진 로마 지하철역
이탈리아 수도 로마가 최근 부쩍 늘어난 쓰레기와 악취, 치안 문제 등으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27일(현지 시간) 수천 명의 로마 시민들이 열악한 도시환경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CNN 등 외신이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시위 주최 측 추산 2만2000명의 시민들은 이날 시청 앞까지 행진을 벌였다. 시위 참가자들은 거리에 널린 쓰레기와 악화된 도로 상황, 최근 잇따른 버스 화재사고 등의 문제를 제기하며 비르지니아 라지 로마시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이번 시위는 지난 5월 버스 화재에서 촉발됐다. 당시 차량 노후와 정비 불량으로 버스가 도심에서 폭발해 보행자 1명이 사망했다. 로마에서는 올해에만 9번의 버스 화재사고가 났다. 시위 주최자 중 한 명인 엠마 아미코니는 CNN과 인터뷰에서 “시민들은 일상생활에서 몹시 화가 나 있다”고 말했다.

로마는 최근 쓰레기 문제로도 몸살을 앓고 있는 중이다. 파산 위기에 몰린 쓰레기수거 공기업 AMA 노조의 잦은 파업으로 최근 시내 곳곳에서 쓰레기 대란이 발생하고 있다. CNN에 따르면 거리에 널린 쓰레기가 쥐, 갈매기, 야생 멧돼지의 먹이가 되고 있다.

23일에는 도심 지하철역 에스컬레이터가 오작동을 일으키며 러시아 축구팬 20여 명이 다치는 사고도 발생했다. 19일에는 시내 중심가의 버려진 건물에서 16세 소녀가 약물에 중독 된 채 집단 성폭행을 당한 뒤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줬다.

이번 시위로 신생정당 ‘오성운동’ 소속의 라지 시장의 입지는 크게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라지 시장은 로마 역사상 최초의 여성 시장이다. 하지만 로마의 고질적인 문제들을 해소하겠다는 당초 공약과 달리 취임 이후 로마 상황은 더 나빠졌다는 평가다. 라지 시장은 취임 초반 단행한 인사와 관련해 위증을 한 혐의로 재판까지 받고 있어 정치적으로도 위기에 놓인 상태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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