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사의 사탑’도 잠길라…해수면 상승 세계문화유산 ‘위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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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0월 17일 11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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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면 상승…세기말까지 47곳 물에 잠길 수 있어”

2012년 홍수로 물에 잠긴 베네치아 산마르코 광장.  © News1 (자료사진)
2012년 홍수로 물에 잠긴 베네치아 산마르코 광장. © News1 (자료사진)
베네치아와 피사의 탑 등 세계적인 문화유적 수십개를 조만간 볼 수 없게 될지 모른다는 경고가 제기됐다. 지구 온난화로 얼음이 빠르게 녹아내리면서 전 세계 해수면이 연평균 4mm 가까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레나 라이만 독일 킬대학 지리학과 연구팀이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지중해 연안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49곳 중 47곳이 21세기 말까지 홍수와 해안 침식으로 크게 손상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곳은 베네치아다. 현재는 수면에 떠 있는 도시지만 5, 6년에 한 번 꼴로 큰 홍수가 나면 육상 면적의 절반이 약 1.4m 깊이로 물에 잠긴다. 만약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아무런 대책을 취하지 않을 경우 더 큰 홍수가 찾아와 육상 면적의 97%가 최대 2.5m까지 물에 잠길 것으로 예상됐다.

이탈리아 북부의 고대 도시 아퀼레이아와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 터키 에페수스, 스페인 타라코 고고유적, 레바논 티레 유적 등도 큰 홍수로 인해 잠길 세계문화유산으로 꼽혔다. 이탈리아 페라라와 나폴리,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유적들도 홍수 피해에 시달릴 것으로 예측됐다.

이 지역의 해수면 상승은 이미 심각한 수준이다. 이들 세계문화유산과 해안선까지의 평균 거리는 2000년 1.1km였으나 2100년에는 최대 0.1km까지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여기에 폭풍우가 지금보다 최소 1.3배에서 3배까지 자주, 또 강하게 발생하면서 자연재해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논문은 “해수면 상승은 현재 1세기 동안 급증한 폭풍우보다도 세계문화유산에 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면서 “오늘날 지중해에서 100년간 일어났던 일보다 2100년이 되면 1년에 몇 차례씩 훨씬 더 자주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라이만 연구원은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을 1.5도 이하로 제한하는 파리협약을 지키더라도 일부 세계문화유산의 피해를 막을 수는 없다”며 “라벤나의 초기 기독교 기념물 등 일부 유적만 옮기는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으나, 이 경우 유네스코가 말하는 ‘뛰어난 보편적 가치’를 훼손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2013년 유엔기후과학위원회는 21세기 말까지 해수면이 60~98cm 상승할 것으로 추산했었다. 최근 초기 예측이 너무 보수적이었다며 최대 2~3m까지 상승할 것이란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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