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北돌변에 “시진핑 영향 때문” 배후설 제기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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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 시간) 북한이 남북 고위급 회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하고 북-미 정상회담 재고 운운한 것과 관련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배후론’을 제기하며 불만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에게 “확실히 시 주석이 김정은에게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며 “분명히 협상을 원했던 김정은이 지금은 원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들(북한)이 중국과 얘기했을 수도 있다. 그게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은 내 친구이고 훌륭한 사람이지만 그는 중국을 대표하고 나는 미국을 대표한다”며 북한 문제를 둘러싼 미중 이해관계가 충돌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중국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시 주석 배후론’을 우회적으로 부인하면서도 반발하지는 않았다. 최고지도자인 시 주석을 비판했음에도 중국 외교부가 맞받아치지 않은 건 이례적이다.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김정은 체제 보장’ 대목에 “환영”을 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될 경우 북한의 완전한 몰살’ 가능성까지 들고나오자 ‘시진핑 배후론’이 미중 갈등으로 비화되는 걸 피하기 위해 한발 물러선 모양새다. 중국 매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시 주석 배후설 제기에 반발하는 보도는 물론이고 트럼프 대통령의 관련 발언을 인용하는 보도도 하지 않았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8일 정례 브리핑 때 외신이 ‘시 주석의 배후론’과 관련한 질문을 두 차례나 했지만 “대화를 통한 해결이라는 중국의 입장은 한 번도 변하지 않았다”며 “중국은 한반도에 출현한 대화와 긴장 완화가 기쁘고 안심이 된다. 중국은 대화 정세가 단단해지도록 격려하고 노력해 왔다”고만 말하며 직접적인 답을 피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트럼프#시진핑#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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