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선 불안해”…공화 차기주자들 벌써부터 ‘대선 눈짓’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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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커-플레이크, 상원 불출마 선언… 공개적으로 트럼프 비판 목소리
내년 중간선거 패배땐 속도 낼듯… 크루즈-케이식-새스도 물망

“어떤 가능성도 배제하지는 않습니다.”

10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라고 공개 규탄하며 차기 상원의원 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제프 플레이크 상원의원(55·공화·애리조나)은 24일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하며 2020년 대선 출마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아직까지는 눈치를 보고 있지만 하원 의석 전체(435석)와 상원 의석 3분의 1(33석)이 걸린 내년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패해 트럼프 행정부가 휘청하기라도 한다면 당장이라도 출마를 선언해 버릴 기세다.

최근 세제개편안을 합작해 통과시키는 등 살가운 순간도 있었지만 백악관과 공화당의 관계는 올해 내내 껄끄러웠다. 공화당 의원들은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을 ‘허약하다’며 흔들고 대(對)러시아 제재 완화를 바랐던 백악관에 정면으로 맞섰다. 현직 대통령의 재선 도전은 당연시된다. 하지만 연말 결산에 나선 현지 언론은 공화당 ‘잠룡’들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도전장을 내밀지 모른다며 그들의 면면에 주목했다.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과 시사주간 뉴스위크는 모두 플레이크 의원을 가장 유력한 도전자 중 하나로 꼽았다. 플레이크 의원은 10월 의사당에서 “민주적 규범과 이상이 아무렇지도 않게 훼손되는 현상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선 안 된다”며 “(트럼프 행정부 실정의) 공범이 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뉴스위크는 “지난 한 해 플레이크 의원은 공화당 내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가장 강력하게 비판한 인물이었다”고 평가했다.

밥 코커 상원의원(65·테네시)도 플레이크와 비슷하게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며 차기 상원의원 선거 불출마를 선언해 도전자 물망에 올랐다. 코커 의원은 8월 “트럼프 대통령은 성공에 필요한 안정성이나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비판했고 10월엔 트럼프 대통령과 트위터상에서 설전을 벌이며 “정직하지 못한 대통령이 거짓을 말한다. 요양원 직원을 부르자”며 대통령을 조롱해 전국적 주목을 받았다.

더힐과 뉴스위크가 선정한 트럼프 도전자 후보로는 언론을 비판하는 트럼프를 겨냥해 “(표현의 자유를 명시한) 수정헌법 제1조를 수호하겠다는 취임 선서를 번복하는 것인가?”라고 공개 비판한 바 있는 벤 새스 의원(45·네브래스카),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경선에서 패배한 뒤 공화당전당대회에 나서 “양심을 걸고 투표하라”고 말해 파장을 일으켰던 ‘야심가’ 테드 크루즈 의원(47·텍사스) 등도 포함됐다.

의회에서 활동하지 않는 유력 도전자로는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65)가 있다. 역시 지난해 공화당 경선을 거의 완주하며 ‘안방’ 오하이오주에선 승리하기도 했던 케이식 주지사를 두고 뉴욕매거진은 10월 “케이식은 2020년 재도전을 구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케이식 주지사는 25일 워싱턴포스트(WP)에 “북한에 전쟁을 위협하는 대신 동맹국들과 협업하며 북한 정권의 목을 죌 수 있도록 압박을 강화해야 한다”며 북핵 문제 등 국제 이슈에도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주에 있는 자신의 별장 마러라고와 골프장을 돌며 2017년을 마무리하고 있다. NBC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재임 기간 342일(27일 기준) 중 112일(33%)을 자신이 소유한 별장 혹은 골프장에서 보냈다. 골프를 친 것으로 확인된 날만 86일(25%)이다. “국사가 쌓여 있는데도 골프를 치러 다닌다”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비난했던 자신의 과거 발언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모습을 1년 내내 보인 셈이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트럼프#트럼프대통령#미국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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