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국부’ 리콴유 자녀들 ‘왕자의 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16일 03시 00분


코멘트

차남 리셴양-장녀 리웨이링 “리셴룽 총리 권력 남용” 장남 비난
리셴룽 총리 “사적인 일로 성명 실망”

2015년 사망한 싱가포르의 국부 리콴유(李光耀) 전 총리 자녀들 간에 벌어진 갈등이 싱가포르 전역에 충격을 주고 있다고 영국 BBC가 15일 보도했다.

리 전 총리의 차남인 리셴양(李顯陽)과 장녀 리웨이링(李瑋玲) 씨는 14일 페이스북에 장남인 리셴룽(李顯龍) 총리가 “아버지 뜻에 반해 권력을 남용하고 있다”며 6쪽짜리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리 총리가 “싱가포르 정부 내 자신의 지위와 영향력을 남용해 정부 기관들이 총리 개인을 위한 어젠다를 추진하고 있는 사실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며 “형제로서도, 국가 지도자로서도 그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리 총리가 아버지 리 전 총리를 우상화해 ‘리콴유 왕조’를 건설하는 방식으로 아들 리홍이(李鴻毅)에게 권력을 세습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싱가포르 정부기관이 자신들을 감시하고 있어 조만간 해외로 나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셴양 씨는 “나는 떠날 마음이 없다. (하지만) 머지않아 싱가포르를 떠날 것이라 마음이 무겁다. 리셴룽이 내가 떠나는 유일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리 총리는 이날 즉각 성명을 내고 “동생들이 가족 간 사적인 일을 성명으로 발표한 데 대해 매우 실망했다”며 동생들의 주장은 터무니없다고 주장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리콴유#리셴룽#리셴양#리웨이링#싱가포르#총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