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임원 늘면 수다 늘어” 우버 경영진 또 구설수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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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차별 발언 이사 결국 사퇴

“(여성 임원이 늘어난다는 것은) 사실 (회의 등에서) 수다(more talking)가 늘어날 가능성이 커진다는 뜻이다.”

13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우버 본사 회의실. 지독한 남성우월주의와 성과지향적인 사내 분위기를 쇄신하자며 소집된 임원회의에서 한 남성 이사의 ‘탈의실 대화’ 수준 농담이 참석자들을 아연실색하게 했다.

최고경영자(CEO)인 트래비스 캘러닉의 휴직과 권한 축소 등 굵직한 안건이 다뤄진 이날, 우버 이사인 아리아나 허핑턴은 우버에 여성 임원이 늘어나고 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하던 참이었다. 하지만 뒤를 이어 세계적 사모펀드 TPG캐피털 회장이자 우버 이사인 데이비드 본더먼(75)이 문제 발언을 내놓자 참석자들은 귀를 의심했다. 허핑턴은 “에이 데이비드, 그건 아니죠(Oh come on, David)”라며 애써 상황을 수습하려 했지만 엎질러진 물이었다. 뉴욕타임스(NYT)는 “회의 참석자들은 경악했다”고 전했다.

우버는 2월 한 여성 퇴사자가 “성추행을 당했으나 회사에서 가해자를 고성과자라는 이유로 묵살했다”고 폭로하면서 남성우월주의 문화라는 비난에 시달렸다. 회사 행사에서 한 남성 직원이 여성 직원 수 명을 성추행하고 성과를 내지 못하면 ‘야구 배트로 머리를 때려버리겠다’는 위협을 받았다는 직원들의 증언도 나왔다.

본더먼은 곧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 동료 이사들과 모든 우버 직원들에게 사과한다. 깊게 후회한다”는 내용의 e메일을 보낸 뒤 우버 이사직을 내려놨다. “사려 깊지 못한 부적절한 언행이었다. 그 파괴적 효과를 이해하며 책임을 지겠다”는 자아비판도 덧붙였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우버#구설수#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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