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 ‘트럼프 외압’ 증언… 판도라의 상자 열리나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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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둘째 주 의회 ‘러 내통’ 청문회 출석… 뮬러 특검과 증언 범위-형태 상의

지난해 미국 대선 중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캠프의 ‘러시아 내통 의혹(러시아 스캔들)’을 조사하다 해임된 제임스 코미 전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사진)이 다음 주중 의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공개 증언에 나선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진영의 러시아 내통 의혹과 관련된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는 것 아니냐는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1일 CNN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코미 전 국장은 의회에서 올해 2월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만났을 당시 나눈 대화에 대해 증언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된 수사를 중단해 달라고 요청했는지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미국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 전 국장에게 수사를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에게 충성할 것을 요구했다’는 내용을 보도해왔다.

CNN의 한 소식통은 “중요한 건 그(코미)가 증언한다는 점이며, 그는 기꺼이 증언하고 협력할 생각이 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코미 전 국장이 그동안의 의혹을 풀 수 있는 내용을 상당 부분 증언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현재 코미 전 국장은 러시아 스캔들에 대한 수사를 위해 최근 특검에 임명된 로버트 뮬러 전 FBI 국장과도 증언 범위와 형태를 상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FBI와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된 기밀 누설 등의 문제를 피하기 위한 일종의 조율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코미 전 국장의 의회 증언 뒤 러시아 스캔들 특검의 수사에는 속도가 더 붙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움직임도 활발해질 수 있다. 이미 야당인 민주당은 물론이고 공화당 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의혹이 사실일 경우 탄핵을 피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오기 때문이다.

특히 민주당의 7선 연방 하원의원인 앨 그린은 지난달 17일 하원 본회의장 발언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 탄핵의 필요성을 주장한 바 있다. 공화당에서도 존 매케인과 린지 그레이엄 연방 상원의원 같은 중량감 있는 인사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 의혹에 대해 꾸준히 비판해왔다. 이에 따라 코미 전 국장의 증언이 반(反)트럼프 진영의 ‘탄핵 작업’과 친(親)트럼프 진영의 ‘트럼프 포기’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도 많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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