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프랑스 대선은 전 세계의 관심거리다. 대서양 건너 미국 전현직 대통령들도 이례적으로 특정 후보 지지 성향을 드러내며 선거전에 가담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21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르펜 지지 의사를 밝혔다. 그는 “르펜이 국경 문제와 현재 프랑스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가장 강경하다. 급진적 이슬람 테러리즘과 국경 문제에 가장 엄격한 사람이 선거에서 잘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날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서 테러가 터지자 트위터에 “또 테러가 일어났다. 이번 테러는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지지율이 정체 상태인 르펜 지지 분위기를 부추기기도 했다. 반유럽연합(EU), 반난민이 공약인 르펜은 이민자에게 적대적이고 보호무역주의를 강조해 ‘프랑스의 트럼프’로 불려 왔다.
반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하루 앞선 20일 세계화와 자유무역주의를 지향하는 마크롱과 전화 통화를 하며 “행운을 빈다”고 격려했다. 오바마 측은 “공식 지지 선언을 한 것은 아니다”고 발을 뺐지만 이미 마크롱은 통화 영상을 자신의 트위터에 ‘오바마 고마워요’라는 글을 올려 홍보 효과를 기대했다. 40세의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로 그 역시 ‘프랑스의 오바마’로 불려 왔다.
이번 선거는 6월 영국 총선, 9월 독일 총선 등 남은 선거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전체 유럽인들의 관심이 뜨겁다. 이번 프랑스 대선에도 각종 가짜 뉴스와 사이버 공격으로 개입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특히 그렇다.
푸틴으로서는 ‘빅4’ 네 명의 후보 중 마크롱만 안 되면 된다. 지난달 모스크바에서 “대통령이 되면 바로 대러시아 제재를 해제하겠다”고 말한 르펜, 총리 시절 개인적 친분을 쌓은 우파 공화당 피용, 공산당과 연대를 형성한 극좌 멜랑숑 후보 모두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공약으로 들고나왔다. 이 때문에 선거 내내 러시아는 마크롱을 흠집 내는 가짜 뉴스를 퍼뜨렸다.
푸틴과 반대 진영에 서 있는 메르켈 총리의 희망 후보는 당연히 마크롱이다. 마크롱은 올해만 두 번 독일을 방문했는데 메르켈은 총리실에서 그와 면담하는 내내 커튼을 닫지 않고 열어 두었다. 사진기자들이 충분히 두 사람이 만나는 장면을 찍을 수 있도록 시간을 주는 것으로 메르켈이 외국 대선 후보들에게 호의를 보내는 그 나름의 방식이기도 하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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