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당서 집권’ 캐나다 트뤼도, 16일만에 인선 비결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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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주자 ‘섀도 캐비닛’ 공개하자]모든 정당, 30개 부처별 담당 의원 지정
정부와 계속 토론하며 대안 제시… ‘반대를 위한 반대’ 못하게 제도화

웨스턴민스터 체제를 표방하는 영국연방국가인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역시 영국처럼 예비 내각, 즉 섀도 캐비닛 제도를 두고 있다. 다당제 체제인 이들 국가 의회에선 제1야당의 예비 내각이 정부 각료에 대응하는 국회의 공식 예비 내각이지만 제3, 4당도 자체적으로 예비 내각을 꾸려 집권에 대비하고 있다.

‘캐나다의 버락 오바마’라 불리는 쥐스탱 트뤼도 총리(46)는 2015년 10월 19일 총선에서 대승하며 하원 의석 34석에 불과했던 제3당 자유당을 184석의 수권정당으로 끌어올렸다. 전체 의석(338석)의 절반을 거뜬히 넘겨 다당제에서도 연정 없이 단독 집권에 성공했다. 한국으로 치면 제3당인 국민의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한 제1당이 된 셈이다.

트뤼도 총리는 당선 16일 만인 그해 11월 4일 취임식에서 장관 30명의 각료 명단을 발표했다. 통상 두 달 동안 활동하는 한국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보다 네 배 빠르게 정권을 인계받아 내각을 구성했는데도 구설수 없이 호평이 잇따랐다. 당시 의회 공식 예비 내각은 제1야당이던 신민주당이 맡고 있었지만, 제3당이던 자유당도 자체 예비 내각을 꾸려 정부의 ‘비평가(critics)’ 역할을 꾸준히 해 온 덕이다. 자유당 예비 내각 구성원 중 10명이 초대 장관에 임명됐다.

캐나다 의회 홈페이지에 따르면 정당마다 30개 부처 101개 분야에 대응하는 ‘야당 비평가’를 두어 비판과 대안 제시를 제도화하고 있다. 법무부 업무는 일반 사법, 성소수자, 인권 등 3개 분야로 나뉘어 있다. 각 정당은 분야마다 의원들을 야당 비평가로 지정해 정부와 계속 토론하는데, ‘우리 당이라면 이렇게 하겠다’라는 식의 대안을 반드시 제시해 ‘반대를 위한 반대’를 방지하고 있다.

호주의 제1야당인 노동당은 의원 투표를 통해 예비 내각을 선발한다. 의원들이 예비 내각을 선출하면 당수가 부처별 장관직을 할당해주는 식이다.

카이로=조동주 특파원 dj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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