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 위해 달렸다” 베를린 트럭 테러 희생자 될 뻔했던 英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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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12월 21일 16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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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미러 사이트 캡처
사진=미러 사이트 캡처
독일 베를린 ‘트럭 테러’에 휩쓸릴 뻔했던 한 영국인 가족이 극적으로 살아남았다.

20일(현지시간) 영국매체 미러에 따르면, 전날(19일) 톰슨 씨 가족은 카이저 빌헬름 기념 교회 근처에 개장한 크리스마스 시장을 찾았다. 이 곳은 ‘트럭 테러’가 일어난 현장이다. 이날 철근을 가득 실은 19t 트럭이 시속 65km 속도로 돌진해 최소 12명이 숨지고 48명이 다쳤다.

존 톰슨 씨(남·59)와 니콜라 톰슨 씨(여·48), 이들의 딸 안나벨(11)은 독일 베를린에 3일 간 여행을 갔다가 이 곳에 들렀다. 존 씨는 가족이 하마터면 이날 일어난 참사의 희생자가 될 수도 있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존 씨는 “이 사고는 우리 가족 아주, 아주 가까이서 일어났다”며 “우리가 음식을 먹기 위해 잠시 멈추지 않았다면, 테러가 일어난 바로 그 자리에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톰슨 씨 가족은 이날 밤 붐비는 크리스마스 시장에서 시간을 보냈다. 존 씨는 “어딘가 다른 곳에서 뭘 좀 먹을까 고민하면서 크리스마스 시장의 끝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그 때 아내 니콜라가 간단한 꼬치나 케밥, 핫도그를 파는 가판대를 발견해 잠시 멈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갑자기 커다란 트럭이 우리를 향해 돌진했다. 우리는 머뭇거리지 않고 살기 위해 달렸다”며 “만약 중간에 멈추지 않고 계속 그대로 걸어갔더라면, 우리 가족은 트럭이 들이닥친 곳 한가운데에 있었을 것”이라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러면서 “누구나 아마 자신에겐 그런 일이 절대 닥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위험은 우리 가까이에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독일 경찰은 한 파키스탄인 남성을 테러의 용의자로 체포했다가 증거 불충분으로 석방했다. 범인이 누구인지 아직 드러나지 않은 가운데,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는 자신들이 범인에게 영감을 줬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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