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 트럼프와 미묘하게 이견 보여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17일 14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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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종 국제부 기자
이유종 국제부 기자
미국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가 부동산 개발업자 도널드 트럼프가 아니라 변호사 출신의 마이크 펜스 인디애나 주 주지사였다면 어떻게 됐을까? 역사에 가정은 없지만 적어도 공화당이 현 대선 판세 보다는 훨씬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을 것이다.

펜스는 16일(현지시간) NBC방송의 ‘밋 더 프레스’와의 인터뷰에서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와 자신은 “대선 결과를 전적으로 수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트럼프와 강경 지지자들은 끊임없이 현재 선거 시스템이 자신에게 불리하게 조작되고(rigged)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트럼프 캠프가 대선 패배 시 불복운동을 벌일 수 있다는 관측마저 제기되고 있는데 펜스 주지사는 이런 가능성을 일축했다.

펜스의 발언은 트럼프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펜스는 트럼프의 성추문과 관련해서 트럼프를 고소한 여성들에 대해서도 비난하지 않았다. 미국 언론은 현재 트럼프가 성추행을 했다고 피해 사실을 공개한 여성을 9명으로 집계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펜스가 미묘하게 (성추행) 고소 여성 공격과 선거 조작 공세와 관련해서 트럼프와 다른 목소리르 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펜스는 일각에서 대선 후보를 펜스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 됐을 때도 언론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러닝메이트로 지명된 것은 내 인생의 가장 큰 영광이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지금 이 시점에서 나와 트럼프가 후보직 사퇴를 고려하고 있다는 것은 전적으로 거짓”이라고 말하며 트럼프를 두둔했다.

다만 펜스는 이번 NBC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캠프 인사들을 고려해 “미국인들은 미디어의 명백한 편향 보도에 지칠 대로 지쳤다. 사람들이 조작된 선거라고 느끼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라고 비판하면서 책임을 언론에 돌렸다.

그는 “언론들이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에 관한 맹백한 증거에는 초점을 맞추지 않고 트럼프를 부정적으로 묘사하고 공격하는 데만 매진하고 있다”면서 “그래서 사람들이 불만스러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1959년생인 펜스는 2009~2011년 미 공화당 의원총회 의장을 지냈으며 2013년 1월부터 인디애나 주 주지사를 맡고 있다. 펜스는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가 당선되지 않더라도 정치 행보는 계속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유종 국제부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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