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C제작진, 자료실 뒤져 테이프 찾아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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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담패설’ 트럼프 낙마 위기]NBC, 폭로방송 준비하는 사이 WP가 동영상 입수해 먼저 보도… 트럼프 대화상대는 부시家 일원

 11년 전 녹화된 도널드 트럼프의 음담패설 동영상이 어떻게 대선 한 달을 앞둔 지금 폭로돼 미 대선판을 뒤흔드는 것일까.

 CNN에 따르면 이 동영상은 이를 촬영한 NBC ‘액세스 할리우드’ 제작진이 처음 찾아냈다. 지금도 방송되고 있는 이 프로그램의 PD가 트럼프의 최근 여성 비하 발언 논란을 접하고 2005년 문제의 발언이 녹화됐던 상황을 기억해낸 것이었다. 그는 자료실을 뒤져 11년 전 녹화 테이프를 찾아냈다.

 NBC 프로그램 제작진은 내부 토론 끝에 7일 오후 방송을 목표로 제작에 착수했다. 하지만 작업을 마무리하지 못해 이날 방송은 불발에 그쳤다. NBC 보도국은 이 동영상의 존재를 알고 제작진에 “우리라도 (먼저) 보도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 순간 동영상은 트럼프의 각종 의혹을 줄기차게 보도해 온 워싱턴포스트(WP) 기자의 손에 들어갔다. WP는 동영상 입수 경위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

 문제의 동영상에서 트럼프와 함께 외설적인 발언을 주고받은 당시 ‘액세스 할리우드’의 진행자 빌리 부시(45)는 트럼프와 적대적인 부시 가문의 일원이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트럼프와 경선 경쟁자였던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의 사촌 동생이다. 경선 과정에서 트럼프에게 조롱당하며 중도 하차했던 부시 전 주지사의 사촌 동생이 결과적으로 트럼프의 대선 행보 막바지에 치명타를 입힌 셈이다. 빌리 부시는 파문 직후 성명을 내고 “변명의 여지가 없다. 당시에는 어렸고 성숙하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그는 현재 출연하고 있는 NBC 아침 토크쇼인 ‘더 투데이 쇼’ 제작진에 하차 의사를 밝혔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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