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인 vs 펜스, 날선 공방속 ‘북핵 강력 대응’엔 한목소리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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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선 부통령 후보 TV토론]

 미국 대선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인 부통령 후보 TV토론에서 대북 선제타격론 등 북한 핵 문제 이슈가 핵심 어젠다로 등장했다.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팀 케인 상원의원(58·버지니아)과 공화당 후보인 마이크 펜스 인디애나 주지사(57)는 4일 오후 9시부터 1시간 반 동안 미 버지니아 주 팜빌 롱우드대에서 열린 TV토론에서 북핵 이슈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으나 강경 대응엔 한목소리를 냈다.

 임박한 위협에 대응해 대북 선제타격 필요성을 공언한 케인 후보에 이어 펜스 후보도 “북한의 점증하는 위협에 맞서 핵전력 현대화를 포함해 미군을 재건해야 한다”며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과 협력해 북한 김정은이 핵 야욕을 포기하도록 압박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대선 후보가 각종 유세에서 “미군은 너무 낡았으며 핵무기 저장고에 녹이 슬고 있다”고 말한 것을 구체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펜스는 이어 “우리는 힘을 통한 평화의 시대로 돌아갈 것이다. 트럼프가 민주당 정권의 나약함 때문에 대담해진 북한과 러시아, 중국을 저지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두 후보는 트럼프의 ‘한일 핵무장 용인론’을 놓고도 충돌했다. 케인은 “트럼프는 더 많은 나라가 핵무기를 가져야 세상이 더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일본도 한국도 핵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테러리스트까지 핵무기를 가질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펜스는 “트럼프가 (여러 나라들이 핵무장을 해야 한다고) 말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면서 “한반도 비핵화는 미국의 정책으로 유지돼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CNN은 “트럼프가 한국 일본 등이 핵무기를 갖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며 케인의 손을 들었다. 펜스의 답변은 트럼프와 달리 한일 핵무장을 반대하는 것이어서 막말을 일삼는 트럼프가 실제로 대통령이 되면 어떻게 조율될지 관심을 끈다.

 두 후보는 러시아, 이슬람국가(IS) 등 다른 외교 현안에 대해서도 날 선 비판을 주고받았다. 특히 시리아 휴전을 놓고 미국과 다시 대치 중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시리아 등에서 세력을 확장하게 된 배경을 놓고 설전이 오갔다. 펜스는 “힐러리 클린턴은 국무장관으로서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정책을 설계한 사람인데 이 기간에 중동은 말 그대로 (미국의) 통제권을 벗어났다. (러시아가 개입하고 있는) 시리아 사태는 클린턴의 유약한 외교정책의 결과”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케인은 “당신들(트럼프와 펜스)은 러시아를 사랑하는 것 아니냐”고 비꼬았다. 트럼프가 수시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보다 강력하다”고 말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펜스는 “푸틴은 약자를 괴롭히는 왜소한 지도자”라고 비난해 푸틴에 대해 여러 차례 호감을 나타낸 트럼프와 한 번 더 차이를 드러냈다.

 이와 함께 두 후보는 각자의 대선 후보의 자질론과 갖가지 의혹에 대해서도 공방을 벌였다. 케인은 트럼프의 연방소득세 미납 의혹, 트럼프 재단 불법 활동 등을 건드렸고, 펜스는 클린턴의 개인 e메일 스캔들, 클린턴 재단 등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케인#펜스#tv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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