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토론 승패놓고 쪼개진 美언론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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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언론 “클린턴 압승” 연일 보도 vs 보수매체 “온라인선 트럼프 우세”
토론 직후 여론 전문매체 조사선 클린턴이 트럼프를 3~4%P 앞서

 미국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69)과 도널드 트럼프(70)가 격돌한 첫 TV토론에 대한 평가를 놓고 미 언론들이 뚜렷한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다. “TV토론을 계기로 미디어가 대선 한복판으로 들어갔다”는 얘기마저 나온다.

 친(親)클린턴 성향의 진보 언론들은 민주당 클린턴 후보의 압승이라고 평가했다. 26일 TV토론 직후 CNN이 시민 521명을 대상으로 ‘누가 더 잘했느냐’고 물은 여론조사에서 클린턴(62%)이 트럼프(27%)보다 2배 이상 지지를 얻은 것이 주요한 논거다.

 MSNBC방송은 “클린턴만이 대통령 자격이 있다”고 노골적으로 편들었다. 뉴욕타임스(NYT)는 토론 다음 날부터 연일 ‘클린턴의 상승세와 트럼프의 하락세’를 집중 보도하고 “트럼프 같은 인간은 절대 백악관으로 보내선 안 된다”는 내용의 칼럼을 싣고 있다.

 반면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는 “130만 명이 넘게 참여한 ‘드러지리포트’의 온라인 투표에서 공화당의 트럼프(52%)가 클린턴(48%)을 4%포인트 앞섰다”고 반박했다. 또 “폭스뉴스 온라인 투표에선 트럼프 50%, 클린턴 35%로 그 격차가 더 컸다”고 보도했다.

 보수 신문인 월스트리트저널은 28일 “(친클린턴 성향의) CNN은 TV토론 내용 중 클린턴에겐 유리하고 트럼프에겐 불리한 부분을 다른 방송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이 방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폭스뉴스는 CNN을 ‘클린턴 뉴스 네트워크(Clinton News Network)’라고 비꼬기도 했다. ‘케이블(Cable)’을 ‘클린턴(Clinton)’으로 바꿔 조롱한 것이다.

 경제전문 포천은 “TV토론 평가는 오프라인(매스미디어)을 보느냐, 온라인을 보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르다”며 “경합 주들의 여론 향배가 진정한 TV토론의 승자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1차 TV토론 직후인 28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클린턴이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 모닝컨설트의 공동 여론조사에서 클린턴의 지지율이 41%로 가장 높고 이어 트럼프 38%, 자유당 게리 존슨 8%, 녹색당 질 스타인 4% 순이었다. 공공정책여론조사(PPP)에서는 클린턴 49%, 트럼프 45%, 존슨 6%, 스타인 1% 순으로 나왔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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