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공화당의 샌더스’ 될 수도”…소액기부 폭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5일 21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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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가 공화당 최초의 풀뿌리 후보가 될 수 있다는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4일 ‘트럼프(70)와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69) 간 선거자금 모금 격차가 크게 줄어들고 있는데 트럼프에 대한 소액(200달러 미만)기부가 큰 몫을 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트럼프 캠프는 “7월 한 달간 공화당전국위원회(RNC)와 함께 8200만 달러(약 913억원)를 모금했다”며 “이중 온라인 등을 통한 소액기부자 후원이 78%인 6400만 달러(약 713억원)”라고 발표했다. 트럼프의 7월 총 모금액(8200만 달러)은 클린턴의 같은 달 모금액(약 9000만 달러)보다 불과 800만 달러 적다. 트럼프는 당내 경선 기간엔 모금 캠페인을 거의 하지 않아 월간 모금액이 수백 만 달러(약 수십 억 원)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본선 대결을 위한 모금을 시작하자 소액 기부가 쇄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참모들은 “클린턴은 지난 20년 간 선거자금을 모아왔지만 트럼프는 사실상 두 달밖에 안 됐다”며 한껏 고무된 모습이다. NYT는 민주당 경선에서 소액기부 열풍을 일으킨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75·버몬트)을 언급하며 “트럼프가 ‘공화당의 샌더스’로 자리매김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의 7월 소액기부 모금액(6400만 달러)은 2012년 공화당 대선후보 밋 롬니의 당시 7월 소액기부 모금액(약 1900만 달러)의 3배가 넘는다.

공화당 지도부가 트럼프의 잇단 막말을 비판하면서도 지지 철회를 할 수 없는 이유도 풀뿌리 지지세 때문이다.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어쨌든 트럼프는 풀뿌리 공화당원들이 뽑은 후보인 만큼 트럼프의 당선을 위해 당은 단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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