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캠프 해킹 피해…러시아 “우리도 당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31일 18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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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 선거캠프의 컴퓨터가 러시아 정보기관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해킹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하원선거위원회(DCCC)는 29일 클린턴 캠프의 컴퓨터가 해킹 공격을 받은 흔적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아직까지 피해 범위나 유출된 정보 등은 확인된 바 없지만 클린턴 캠프 측은 이 사건이 전국위원회(DNC) 지도부 e메일 해킹사건과 관련이 있다고 짐작하고 있다. DCCC는 “누군가 시스템에 침입했다”며 “최근 DNC 이메일 해킹과 비슷한 공격이라는 조사관의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미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은 연이은 해킹 사건의 정황을 밝히기 위해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해킹을 저지른 집단이 러시아군 총정보국(GRU)이 운영하는 해커 그룹 ‘팬시 베어(Fancy Bear)’일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미국 NBC 뉴스는 해킹 사건이 불거지기 전인 3월 FBI가 클린턴 캠프에 대한 해킹시도를 감지해 캠프 측에 이를 경고했다고 30일 보도했다. 하지만 캠프 측은 전산망 해킹 시도를 조사하기 위해 내부 자료 접근권을 달라는 FBI의 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미국을 상대로 한 해킹 사건의 배후로 몰리자 자신들에 대한 사이버 공격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30일 성명을 통해 “공공기관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적발했다”며 “온라인을 통해 20여 곳의 기관을 정탐하려는 목적으로 설치한 악성소프트웨어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성명에 따르면 주요 공격대상은 러시아 정부, 과학 분야, 군 기관과 관련된 곳이었다. 정보당국은 “바이러스를 심어 e메일에 첨부되는 전송 데이터와 전화내용 등을 가로채는 방식이었다”며 “전문가들에 의한 계획된 공격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FSB는 공격을 받은 기관의 구체적인 명단과 해킹을 시도한 것으로 추정되는 배후세력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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