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기차 안 ‘도끼 테러’ 발생…10대 범인 방서 IS 깃발 발견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19일 16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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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아프가니스탄 난민 청소년이 독일 기차 안에서 도끼와 칼을 휘둘러 4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중 3명은 중상을 입었다. 프랑스나 벨기에와 달리 그동안 직접적인 테러 공격을 당한 적이 없었던 독일은 큰 충격에 휩싸였다. 17세인 이 남성의 방에서 손으로 그린 ‘이슬람국가(IS)’ 깃발이 발견돼 이슬람 극단주의에 동조하는 자생적 테러리스트 ‘외로운 늑대’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18일 밤 9시15분 범인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동쪽으로 120km 떨어져 있는 바이에른 지역의 뷔르츠부르크에서 열차에 올라타 승객들에게 도끼를 마구 휘둘렀다. 한 목격자는 독일 dpa 통신에 “열차 안은 도살장 같았다. 승객들이 바닥에 쓰러지고 무사한 승객들은 객차에서 기어 나와 구급상자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승객들의 신고로 열차가 사이렌 소리를 울리며 비상 정지하자 범인은 기차 밖으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범인은 출동한 특공대원들을 향해 도끼와 칼을 휘두르다 특공대원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

요하힘 헤르만 바이에른 주 내무장관은 “범인이 범행 도중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는 뜻의 아랍어)’를 외쳤다는 목격자 진술이 있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범인은 올 3월부터 독일 오슨푸르트(Ochsenfurt) 근처 난민시설에서 살기 시작했다.

지난해 독일에 들어온 난민 약 110만 명 중 아프간 출신은 15만4000명으로 시리아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아프간 난민은 대부분 젊은 남성들이다.

유럽에서 난민 수용에 가장 적극적인 태도를 취해 온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이번 사건으로 난감해졌다. 바이에른 주는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당의 보수 자매정당 기독사회당이 주 정부를 장악한 지역으로 기독사회당은 메르켈의 관대한 난민정책에 불만이 많다. 지난 3월 지방선거에서 메르켈 총리가 패배하고 극우 성향의 ‘독일을 위한 대안’이 약진하는 등 독일도 우경화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독일에서도 테러 징조는 계속 있었다. IS 공습에 적극 가담중인 IS는 4월 “독일을 테러하겠다”고 공공연히 예고했다. 5월엔 한 남성이 뮌헨 기차역에서 ‘알라후 아크바르’를 외친 뒤 칼로 사람을 찌른 적도 있다. 범인은 수사 결과 IS와 연관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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