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긴즈버그 대법관 “뉴질랜드로 이민 가야할 때 됐다” 트럼프 비판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12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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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로 이민 가야 할 때가 됐다.”

미국 연방대법원의 최고령 대법관이자 진보 진영의 대모(代母)인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83)이 10일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미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에 대해 이야기하던 도중 던진 블랙 유머다. 긴즈버그는 이 인터뷰에서 8명의 현직 연방대법관으로는 처음으로 특정 대선 후보와 2월 세상을 떠난 앤터닌 스캘리아 대법관의 빈자리를 채울 후임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를 밝혔다.

긴즈버그 대법관은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있는 나라는 어떤 모습일지 상상할 수 없다”며 트럼프에 대한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그는 “대통령 임기는 4년으로 끝날 수 있지만 대법원에 있어서는 (영향이 더 클 수 있어) 생각조차 하기 싫다”며 트럼프의 입맛에 맞는 종신 대법관이 보수파의 거두(巨頭)였던 스캘리아의 후임으로 지명돼 트럼프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커질 가능성을 우려했다. 이민까지 떠올려야 할 정도라는 것이다.

긴즈버그는 “앤서니 케네디 대법관은 올해 80세가 되고 스티븐 브라이어 대법관은 78세가 된다”며 앞으로 연방대법원에 대거 세대교체가 일어날 가능성을 예고하면서 이번 대선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스캘리아의 후임으로 지명한 메릭 갈런드 워싱턴 연방항소법원장에 대해서는 “머리가 매우 좋고 준비가 잘 돼 있다. 좋은 동료가 될 것”이라며 미 의회가 임명 절차를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팔순이 넘은 긴즈버그는 “전력을 다할 수 있을 때까지는 자리를 떠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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