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의 러닝메이트’ 워런 부통령 후보의 강점과 약점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23일 18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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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사실상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69)의 부통령 러닝메이트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되는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67·매사추세츠)이 클린턴 찬사를 쏟아냈다.

워런 의원은 22일 클린턴 지지자들에게 보낸 e메일에서 “싸우지 않으면 이길 수 없지만, 우리는 그 싸움이 힘들면 물러서거나 포기하곤 한다. 그러나 힐러리는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힐러리는 지난 25년 간 수많은 공격을 받았지만 흔들리거나 위축되지 않고 끝까지 품위와 결의로 맞서 싸워왔다. 아무리 많은 공격펀치를 맞아도 그는 더 강하게 맞서 싸웠다. 그래서 난 힐러리를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진보의 전사(戰士)’란 별명을 가진 워런 의원이 클린턴을 ‘전사 중의 전사’라고 치켜세운 것이다. 이를 두고 미국 사상 최초의 ‘여자 대통령(클린턴)-여자 부통령(워런) 후보’ 카드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워런 지역구의 대표 언론인 보스턴글로브의 인터넷매체인 ‘보스턴닷컴’은 이날 ‘부통령 러닝메이트로서 워런의 장점과 단점’을 3개씩 정리해 소개했다. 장점은 △민주당 인사 중 몇 안 되는 전국적 지명도가 있는 인물이고 △클린턴의 경선 경쟁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75·버몬트)의 젊고 진보적인 지지자들을 클린턴 쪽으로 돌리는 데 도움이 되며 △여성 지지표를 더욱 확고히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워런 부통령 후보’에 대한 부정론도 만만찮다고 보스턴닷컴은 전했다. 우선 워런 의원이 클린턴의 본선 전략인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70) 심판론’을 흐리게 할 가능성이 있다. 워런 의원이 최근 ‘트럼프 저격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지만 그를 부통령 후보로 내세울 경우 ‘트럼프는 외교 경험이 전혀 없는 정치 초짜’라는 클린턴의 공격 포인트가 흔들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워런 의원 역시 외교나 정치 경험이 많지 않은 초선 의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클린턴은 ‘트럼프를 효과적으로 공격하는 전략전술’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위험 요소가 많은 워런보다 보다 안정적인 부통령 후보를 고를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외에도 △샌더스 지지자들의 표를 클린턴으로 돌리는 게 그렇게 중차대한 일이 아니고 △워런 의원을 통한 지지세력의 확장에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이유도 약점이라고 보스턴닷컴은 전했다. 즉 “워런의 도움이 없어도 샌더스 지지자들이 결국 본선에선 클린턴을 선택할 가능성이 매우 크고, 진보색이 너무 뚜렷하고 백인인 워런 의원은 다른 인종이나 다른 정치 성향의 유권자를지지 세력으로 끌어들이기엔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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