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이 23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를 향해 “자기 회사들을 파산시켰던 것처럼 미국을 파산시킬 수 있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AP통신과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클린턴 전 장관은 미시간 주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서비스노조 연차총회 연설에서 “정말이지 어떻게 카지노를 운영하면서 돈을 잃는 사람이 있을 수 있는지 한번 생각해 보라”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소유의 ‘도널드 엔터테인먼트 리조트’가 파산했던 것을 겨냥한 발언이다. 1990년부터 뉴저지 주 애틀랜틱시티에서 3개의 카지노를 운영하던 이 회사는 3차례나 파산보호 신청을 한 끝에 트럼프가 회장 직에서 물러난 2009년 결국 파산했다가 회생했다.
클린턴은 “‘트럼프 경제’의 비법이란 게 결국은 저임금과 일자리 감소, 부채 증가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1100만 명에 이르는 불법 이민자를 추방하겠다고 한 것을 겨냥해 “미국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수백만 근로자 가정을 파탄 내겠다는 소리”라면서 “강력하고 분명한 목소리로 미국에 관한 잘못된 비전을 거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근로자 가정을 위해 영향력(bully pulpit)을 발휘할 대통령이 필요하지, 연단에 선 불량배(a bully in the pulpit)가 필요한 게 아니다”며 트럼프를 불량배로 몰아붙였다.
클린턴은 그동안 주로 트럼프의 외교 정책을 공격해 왔다. 하지만 트럼프가 집권하면 외교는 몰라도 경제는 더 잘할 것이란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자 경제 정책을 정면으로 겨냥하고 나선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클린턴 캠프 관계자를 인용해 “2005∼2007년 주택시장 거품 때 트럼프가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살 것을 적극 권유했던 과거 발언을 문제 삼아 트럼프가 경제통이란 대중적 이미지를 집중 공략할 것”이라고 23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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